"이치마츠."

 "응?"

 "너… 오늘 아침에 면도 안 했어?"

 "아아, 크림이 떨어졌거든."

 "다른 형제에게 빌리면 되잖아."

 "귀찮아… 하루정도 거른다고 무슨 일 생기는 것도 아니고."

 "지저분해!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까칠함이 느껴지는 것 같단 말야."

 "그럼 보지 말던가."

 …

 …

 …

 그 뒤로도 꽤 오랫동안 투닥거려야만 했지만, 결국 이치마츠를 세면대 앞으로 끌고 오는데 성공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귀찮아 죽겠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다. 하지만 매일 하고 있는 일인 만큼, 움직임이 상당히 능숙하다.

 "쿠소마츠 주제에 비싼 것 쓰고 있잖아… 젠장."

 욕실의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온 하얀 볕이 남자의 선명한 이목구비를 따라 빛난다. 문에 기대어서 이치마츠가 면도를 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나는 그대로 넋을 놓아버렸다.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턱의 언저리를 매끄럽게 타고 내려가 목젖에 다다랐을 때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아무리 자신에게 '진정해… 그냥 털을 깎고 있을 뿐이야.' 라고 말해도, 멋있는 광경은 멋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나버렸지만.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