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에 얹고, 평소 담배를 물고 있던 입으로 체온기를 문 채 이치마츠가 탄식을 내뱉는다. 감기를 옮기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고소함에 환호성을 지르던 나였지만, 그의 갈라지는 목소리를 듣자니 죄책감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속죄의 의미로 곁에서 돌봐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당초에 나도 같은 상태이니까. "너,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감히 내게 이런 짓을…" 평소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면 겁을 먹을만도 하겠지만, 코맹맹이소리로 말하는 통에는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기본적인 면역력은 높은 편인지, 이치마츠는 한 번 감기를 치루고 나면 그 해는 다시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잠들어 있던 항생체들을 깨워준 셈치고 그냥 시원하게 웃어넘겨야겠다. "아하하하핫─." "하…" 이치마츠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친다. 이거, 감기가 나으면 정말로 심한 보복을 당할지도 모르겠다. 웃을 수 있을 때 실컷 웃어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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