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피우는 거야? 오소마츠가 오면 화 낼 텐데."

 "요즘에는 그렇지도 않아."

 "그렇지도 않다니?"

 "간접흡연이라 해도 당하고 있는 당사자가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자기가 나서서 참견하기는 좀 그렇잖아."

 "오소마츠가 그런 걸 신경쓰는 남자였으면 나도 이런 말 안 해."

 이치마츠는 가볍게 실소를 터뜨리며 창틀에 올려놓았던 검은색의 작은 상자에서 담배 한 까치를 꺼내 물었다. 그가 불을 붙인 뒤 숨을 삼켰다가 후우─ 하고 길게 토해내자, 하얀 연기와 함께 익숙한 멘솔향이 슬렁슬렁 방 안으로 퍼져나갔다.

 "넌 녀석을 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

 그는 나로부터 시선을 거두어 창밖을 바라보며 연기를 뱉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다른 사람의 기분은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그런 쓰레기로 보고 있어?"

 "그럴 리가. 오소마츠가 내게 잔소리를 하고 내 생활에 관여하는 건 어디까지나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난 그걸 고맙게 생각해."

 "충고 하나 하겠는데… 너에게 썩을 장남과 잘 해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른 형제들과는 어느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을 거야."

 "최근 너랑 삼남이 묘한 관계가 된 거 녀석도 알고 있어. 눈이 있고 귀가 있고 감이 있는데 모를 리가 없잖아. 네가 둘중에 누구와 이어지든 난 아무래도 좋지만."

 …

 …

 …

 불씨가 필터에 닿아 담배연기의 냄새가 묘하게 바뀐다. 한동안 말이 없던 이치마츠는 필터만 남은 꽁초를 재털이에 눌러끄고는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일어나기도 귀찮다는 듯 어물쩍거리며 내게 다가와 두 팔을 뻗어 나를 감싸안고, 내 다리 위에 일 자로 쭉─ 늘어졌다. 오소마츠 외의 형제들과 거리를 유지하라고 말한 것이 불과 몇 분 전인데, 정작 자신은 그런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채, 내가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하도록 가만히 내버려두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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