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빛 구름이 끝없이 펼쳐진 세계.
소녀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커다란 날개를 접고서, 신의 하얀 옷자락 앞에 주저앉아 있었다.
"제게 마지막 기회를 주세요." 소녀가 말했다.
"세 사람의 눈물?" 신이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나는 과거에 많은 인간들에게 그 기회를 줬어. 하지만…"
소녀는 대담하게도 신의 말허리를 잘랐다.
"알아요, 여태껏 그 일에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걸요."
신은 손을 뻗어 소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지만, 너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 될거야." 그가 '더욱'이란 말을 강조하며 말했다.
"그래도 저는 이 세상 어딘가에 마지막 희망이 있다면 그걸 반드시 잡고 싶어요. 그리고…"
"그리고… 차마 지키지 못한 약속도 있구요."
"좋아."
…
…
…
"혹시 모르니, 규칙을 다시 한번 설명해줄게. 다음에 네가 눈을 떴을 때, 너는 원래대로 돌아가 있을거야. 네가 죽기 전, 모든 것이 끝나기 전의 시간으로 말이야."
"하지만 되돌린 삶에는 한계가 있어. 모두에게 그랬듯이, 너에게도 딱 49일을 줄게."
"네가 49일 동안 해야 할 일은 딱 한 가지야.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지.「혈육을 제외하고,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 사람의 눈물을 모아.」오로지 너만을 위한, 일말의 가식도 없는, 아주 순수한 눈물이어야 해. 그럼 약속했던대로 네가 이곳에 왔던 일, 여기서 했던 일, 모두 없던 것으로 해줄거야."
…
…
…
"여기서의 기억은 당분간 네 머릿속에서 지워둘게. 부디 너의 마지막여행을 즐기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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