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부자연스러운 삶이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생각하건 오늘도 하루는 시작 되고,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일상이 반복된다.

 내가 눈을 떴을 때, 나는 이틀 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나 외의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49일이 지나 50일 째 태양이 떴지만 내가 목에 상처를 입고 쓰러지는 일은 없었다.

 …

 …

 …

 가만히 벽에 기대어 앉아 오소마츠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문득 그가 손에 쥐고 있던 책이 바닥으로 툭 떨어진다. 은은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책을 읽다가 깜빡 잠이 든 모양이다. 살가운 햇빛이 그의 붉은 셔츠에 내려앉는다. 그것이 내 눈에는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카인은 자신의 동생을 죽인 죄로 아주 오래 전, 영원히 태양 아래 설 수 없는 저주를 받았으니까.

 날이 어두워지면, 나는 여지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형제들이 있는 방의 문을 열고 오소마츠의 상태를 살핀다. 그리고 평온이 잠들어 있는 그의 모습에 안심한다. 아무래도 카인은 아벨이 나타날 때까지 지옥에서 은신하고 있을 모양이다.

 그 뒤로 내 꿈에 나타나지 않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겠지.

 …

 …

 …

 그런데 카인은 어째서 아벨을 죽였던 걸까?

 도서관 안쪽 깊숙이 들어가 묵직한 성서를 꺼내 펼쳐본다. 어려서 기도하는 것을 그만 둔 이래 처음인 것 같다.

 창세기 2장 4절부터 16절 사이에 두 사람의 이름이 나온다. 그가 동생을 죽인 이유는. . . .

 「질투」

 일단 저자는 그렇게 묘사하고 있다. 책의 두께에 비해 그들의 이야기는 짧아도 너무 짧다. 문득 한숨이 나온다.

 내가 알고 있는 카인은 교활한 만큼 영리하다. 결코 질투 같은 시시한 감정 때문에 살인 같은 엄청난 일을 저지를 바보가 아니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

 …

 …

 최근들어 계속 맑은 날씨가 이어지긴 했지만, 오늘은 유독 햇살이 따스하다. 나는 지금 점심을 먹고나서 지붕 위로 올라와 푹신한 이불을 깔고, 그 위에서 오소마츠와 햇볕을 쬐고 있다. 그의 팔을 베고 가만히 누워 있으니 머리맡에서 숨소리가 새근새근 들려온다.

 "오소마츠."

 "응─?"

 잠이 들었나 하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바로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역시 조금 졸린 듯한 목소리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정말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까, 나한테 꼭 얘기해."

 "내가 애냐? 걱정할 필요 없어."

 "얘기해 줘, 부탁이니까."

 "네, 네─."

 무미건조하게 대답하며 그가 나를 살며시 끌어안는다. 어느덧 우리는 이러한 행동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가까운 관계가 되었다.

 "그대신 너도 그렇게 해야 돼."

 "?"

 "무슨 일이 생기면 곧 내가 알 수 있게 하도록. 알았어?"

 "……."

 "대답." 그의 말투가 조금 차갑게 변한다. 무섭지만, 딱히 당황스럽다거나 기분이 상하진 않는다.

 "알았어."

 "좋아. 착하다, 착해─."

 본래 나는 49일 째가 되던 날 죽어야 할 운명이었다.

 누군가에게 목숨을 구해졌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 뭐든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 . . . 이번에는 내가 널 지켜줄게, 오소마츠.

 너의 소중한 형제도──.

 …

 …

 …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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