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다. 처음 어두운 숲속에 오게 되었을 때는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부터 했지만, 이제와서는 이 장소를 떠나는 것이 아쉽다. 오소마츠가 춥지 않냐며 걸쳐준 하오리도, 그의 품에서 느껴지는 체온도 따뜻하고 포근하다. 눈을 감으면 이대로 잠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그와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놀랐어…….” “응, 미안.” “부끄러웠어…….” “알아, 정말 미안해.” “집이 아니면 싫어…….” “이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그가 내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나를 더욱 꼭 안는다. 나무에 기대어 앉아 있는 그로서는 불편하기도 할 것인데, 나는 이기적이게도 마음이 더욱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에게 더욱 응석을 부리고 싶어진다. “아까는…….” 문득 오소마츠의 목소리가 어둡게 들려와,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보았다. 어느덧 그의 눈동자에 약간의 씁쓸한 감정이 비치고 있었다. “불안해서 그랬어…….” 그는 내게 자신의 얼굴을 그다지 보이고 싶지 않은 듯 커다란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에 내 고개가 자연스레 다시 아래로 숙여졌다. 하지만 딱히 거친 손길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다정함이 이전보다 더욱 강하게 느껴져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와 함께하는 시간 마다 너는 행복한 듯이 웃어주지만…… 그 다음에는 반드시 슬픈 표정을 지으니까…….” 나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그가 나를 줄곧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스로 자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설마하니 오소마츠가 그것을 알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나였다. “나만으로는 부족한 걸까 하고…… 나, 언제나 생각하거든…….” 그때 나에게 자신이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같은 고민은 없었다. 머리보다도 가슴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해서, 깨닫고 보면 나는 오소마츠의 손을 감싸쥐고 있었다. “내가 슬픈 표정을 지었던 건 나 역시 불안했기 때문이었어. 그리고 내가 불안한 건 너와 헤어지게 되는 것 뿐이야.” “…….” 오소마츠는 잠시 아무 말이 없다가 내 몸을 감싸고 있는 두 팔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천천히 내 어깨에 이마를 기대었다. “어라…….” “왜 그래?” “방금 북두칠성의 두 번째 별이 팟- 하고 빛났어.” “아…… 그건 나 때문에 그래……. 방금 네 말을 듣고 엄청 기뻤으니까…….”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가 덧붙였다. “내 기분이 좋을 때는 평소보다 좀 더 밝게 빛나, 저 별은.”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그게. 농담도 참.” “농담 아닌데…… 뭐, 아무래도 좋나…….” 그는 나를 따라 가볍게 웃음을 지으며 내 뺨에 자신의 뺨을 부비적거렸다. 머리카락이 간지러우면서도 피부에 닿는 모든 감촉이 부드러워서 기분이 좋았다. 가슴의 두근거림은 난폭하지 않고 살갑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끝없이 반복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행복이 지나쳐서 오히려 괴롭다. 이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면 좋을 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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