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오소마츠는 말했다. 아무것도 무서워할 필요는…"
"꺄아─!!!" 탁자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한참 글쓰기에 열중하다가, 갑자기 귓가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몸을 비튼다. 언제 들어온 건지, 등 뒤에 오소마츠가 서 있다. 마치 조금 전까지 내 머릿속에 있던 그가 현실로 걸어나온 것만 같은 기분이다. "뭔지 몰라도 내가 나오네. 잠깐 읽어봐도 돼?" "아, 안 돼…!" "어째서? 궁금하단 말야." "글쎄, 안 된다니까!" 노트북을 꽉 끌어안고 오소마츠의 손을 필사적으로 막는다. 하지만 내게는 그의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으니, 머지않아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고 만다. "어디보자… 아무것도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 이치마츠. 응? 이치마츠?" "잠깐…! 멋대로 읽지 마…!" "이치마츠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옆으로 돌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자 상처 하나 없는 그의 하얀 목이 오소마츠의 시선을 이끌었다." "야…! 읽지 말래도…!" "형, 우리 이러면 안 돼. 용서받을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난 너와 평생 함께하고 싶은 걸…" 처음에는 평범하게 책을 읽어내리는 듯하던 그의 목소리가 점점 명도를 낮춰간다. 슬슬 어떤 내용인지 이해가 되는 모양이다. … … … "뭐야, 이게." "미안. 헤헤헷─." "헤헤헷이 아니잖아. 어째서 나를 주인공으로 BL같은 걸 쓰고 있는 거야?" "가… 가끔은 박력있는 너도 보고싶다─라는 생각으로 쓰기 시작한건데, 자신이 당하는 이야기를 쓰는 건 너무 부끄러우니까 이치마츠랑 엮은 것 뿐이야." "이거 내가 AV케이스안에 네 사진을 넣어놓는 거랑 전혀 다를 바 없지 않아?" "그러니까 너는 나로 더러운 생각을 했고, 나는 너로 더러운 생각을 한 거야. 쌤쌤치자." "쌤쌤칠 게 따로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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