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 있다가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난 나는 잠깐 바람을 쐬야겠다는 생각에 바깥으로 나가서 그 겸사 목욕탕에 갔던 형제들을 기다렸다. 매미가 울어대는 한여름 밤이건만, 얇은 티 한장만 입고 있으니 팔짱을 아무리 단단히 끼고 있어도 서늘한 기운이 피부에 스며들었다. 내가 춥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고서부터 한 10분 정도 지났을까. 멀리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오는가 하면 나란히 서서 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형제들의 모습이 보였다.
"어라? 왜 밖에 나와있어? 그런 차림으로." 나는 오소마츠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일단 그에게 달려들어서 끈이 풀려있는 하오리를 확 하고 벌렸다. 잠시 당황하는 듯하던 오소마츠는 내가 하오리 안으로 쏙 들어가자 웃음을 터뜨리더니 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주었다. "추웠구나─. 으응─." 평소라면 그냥 키스를 했겠지만 오늘은 다른 형제들이 있었기에, 그는 내 머리에 얹은 손 위에 살며시 입술을 대었다. 그에게 그럴 의도는 없었겠지만 그것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달빛 아래의 러버즈인가. 아름답군." "똥코털 불타라 바보들." "리얼충 죽어." "분위기 달달허구만유─." "아무래도 좋은데 안 보이는 데서 할 수 없어?" 시끄럽게 떠들던 형제들이 모두 집 안으로 들어가자 바깥은 곧 조용해졌다. 내가 혼자 서있었을 때 처럼 멀리서 쓰르라미의 울음소리만 정겹게 들려올 뿐이었다. "둘만 남았는데." 오소마츠가 나지막이 말했다. "키스라도 할까?" 그리고 내게 물었다. 나는 그의 손이 머리로 올라오는 순간부터 이어져온 심장의 고동이 급격히 빨라지는 것을 느꼈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오소마츠의 손이 뺨을 감싸오는가 싶더니 그가 내 얼굴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살며시 옆으로 기울여 내게 입을 맞추었다. 처음 몇 초간은 가벼운 스침 뿐이었는데, 머지않아서 뜨거운 혀가 부드럽게 흐름을 타며 입술 사이로 들어왔다. 몽롱한 기분 탓에 실제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내게는 그 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다. "기뻐." "?" "네가 나한테 와줘서. 그리고 다른 녀석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내 품에 안겨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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