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을 여러가지 의미로 환하게 비춰주는… 이 지긋지긋한 탈모.

 빗질을 하고나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볼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병원에서 퇴원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하아─… 그렇지만도 않구나."

 "머리 좀 빠지면 어때. 쓸데없는 한탄 그만 하고 이리와서 볶아놓은 검은콩이나 먹어."

 "닥쳐! 이 축복받은 빗자루놈아! 덥수룩한 네가 탈모환자의 고통을 알아?!"

 "내 말은 노력은 하되 스트레스는 받지 말라, 이거야. 그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침울해 하고 있으면 오히려 더 악화될 테니까. 안 빠질 머리카락도 빠지게 된다구."

 "그치만… 그치만… 나도 풍성한 앞머리가 가지고 싶단 말야…(눈물)"

 "넌 이마가 예뻐서 깔끔하게 넘기는 게 나아. 앞머리 같은 거 안 만들어도 돼."

 "하지 않는거랑 하지 못하는 거랑은 달라! 이건 미저리라고!"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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