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라면 두 가지가 있지. 하나는 재밌으니까, 하나는 귀여우니까─."

 "재밌으니까는 뭐, 이해가 된다. 근데 귀여우니까는 뭐야? 동생이라곤 해도 이제 거의 아저씨나 다름없잖아."

 "나이랑은 관계없어. 그 녀석이 화를 낼 때 나를 옛날처럼 대하기 때문이라구."

 "옛날처럼?"

 "그래 봬도, 상하관계라던가 확실히 하잖아. 쵸로마츠는 열이 뻗쳐서 형이고 뭐고 개의치 않을 때, 딱 그때만 날 '오소마츠형'이 아닌 '오소마츠'라고 불러."

 "헤에……."

 그다지 주의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말을 듣고보니 정말 그런 것 같네.

 "쵸로마츠가 널 형이라고 부른 건 언제부터야?"

 "고등학교에 들어가고나서부터. 그 시점에서 쥬시마츠가 이상하게 변했다면, 쵸로마츠 녀석은 반대로 착실하게 변했어."

 "그래도 아직 카라마츠를 부를 때는 종종 형을 생략하지?"

 "아아, 그런 것 같더라."

 "장남인 너보다 하나 가깝다지만, 그래도 파트너였는데 카라마츠쪽이 더 편한 걸까?"

 "글쎄─."

 짧게 대답한 오소마츠의 목소리는 덤덤했다. 마치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그러나 말을 마친 그의 표정이나 책 위에 꽂혀 있는 그의 시선이 그다지 유쾌한 것은 아니었다. 분명 속으로는 섭섭해하고 있는 거겠지.

 "그럼 말이야, 괜히 괴롭히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보지 그래?"

 "응?"

 "옛날처럼, '형이 아니라, 오소마츠라고 불러줘.'라고."

 "딱히 부탁까지 할 필요는……."

 "그치만 듣고 싶잖아?"

 "……."

 …

 …

 …

 다음 날. 전 날과 마찬가지로 나는 오소마츠와 같은 방에서 책을 읽었다. 그 평화로운 시간에 틈새를 만든 것은, 방의 문이 열리며 나타난 쵸로마츠였다.

 "전등 사러가는 거 도와줘, 오소마츠. 금방 옷 갈아입고 나올 테니까."

 "에에─, 귀찮은데."

 나는 능청스레 페이지를 넘기며 소리없는 웃음을 지었다. 관심하는 척하더니만 결국 말을 꺼낸 오소마츠나, 그걸 선뜻 들어주고도 어색해하는 쵸로마츠나, 귀여운 녀석들이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늘 그랬듯이 카라마츠에게 부탁하지─?"

 "가끔은 네가 나서라고! 장남이잖아!"

 "싫어─."

 도망치듯 자리에서 일어나는 오소마츠. 그러나 도망친다고 하기에는 너무 느린 걸음. 쵸로마츠가 그런 오소마츠를 손쉽게 붙잡으며 또 한 번 외친다.

 "어이, 기다려! 오소마츠!"

 그리고 이어지는 실랑이. 언제나와 같다.

 "오소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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