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는 첫키스 언제 했어?"
"6살 때 했지─." "뭣이라? 6살이면 나랑 한참 친하게 지내던 때잖아! 분주히 우리 집 오고가느라 시간도 없었을 텐데 언제 그런 비밀스런 연애를 하고 있었어?╬" "뭐야, 그 심문하는 듯한 말투는─. 나는 당당하거든─? 그러는 너야 말로 첫키스 언제 했어?" "나도 6살에 했다, 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였던 내 입술을 예고도 없이 훔쳐가놓고는 한눈을 팔았다니, 이런 뻔뻔한 자식 같으니. "너도 6살, 나도 6살. 뭔가 느껴지는 거 없어─?" "……."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내가 무엇보다 확실히 느낀 것은 자신의 얼굴이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모로 돌렸다. 그러자 오소마츠가 능글맞게 씨익 웃으며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내 손을 살며시 감싸쥐었다. 뜨거운 녹차를 마시고 있던 손이라 난로처럼 따뜻했다. 아마 내 얼굴도 그 정도로 적잖이 붉어졌을 터였다. "우리는 운명이네─." "처, 첫키스 한 거 가지고 운명은 무슨!" 내가 소리치든 말든 오소마츠는 아랑곳하지 않고 쓰담쓰담 내 손등을 어루만졌다. 좀처럼 보이지 않는 눈웃음까지 지으며 '임자─.' 하고 속삭이는데,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민망함이 더 컸다. "그래, 뭐, 내 과거에는 오소마츠 니가 유일한 남자였어. 하지만 미래에까지 그럴 거라고는 볼 수 없지. 너에겐 유감이지만 내 미래는 잘생기고 상냥한 훈남들로 가득할 거야." 물론, 누군가 진심으로 그런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나 같아도 그 사람에게 그만 꿈에서 깨어날 시간임을 일깨워주었을 것이다. 꿈의 크기 만큼 허전함도 크게 느껴지는 꿈, 꿈이로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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