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두번째 세번째 사랑은 뭐 반드시 이루어지냐?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다 똑같지 뭘."

 "첫사랑의 경우에 유독 실패가 많다는 거야. 경험이 없으니 아무래도 이성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밖에 여러가지로…"

 "……."

 오소마츠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조금 떨리는 듯했다. 그는 마른침을 한 번 삼킨 뒤 시선을 모로 돌렸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내가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사람은 너야. 하지만 만약에 내가 너와 사귀게 된다면 그건 네가 처음이 아닐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

 이번에는 내쪽이 침묵을 했다.

 "왜 나를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그야 오소마츠도 나이가 있으니, 그가 연애에 마저 동정은 아닐 것이다라는 생각정도는 나도 했다. 나는 그의 정신적인 순결을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 그 이상을 바라는 건 희망이 아니라 욕심이니까. 다른 형제들에게 과거 연애사를 들었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기에 딱히 질투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 . . 어째서인가 지금은 오소마츠를 빤히 쳐다보는 것을 그만둘 수가 없다.

 "그 '너도 별 수 없는 남자구나'라고 말하는 듯한 시선을 당장 거두지 못할까."

 오소마츠가 말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딱히 진심으로 만난 것도 아니었어, 그녀석들은. "

 "그녀석'들'? 한 명인 줄 알았더니 아닌가보구나."

 "나빠?"

 그가 눈썹을 찌푸리며 내게 물었다. 물론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아니."

 누군가와 만나고 이별하는 것은 사람 마다의 자유. 친구인 내가 간섭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가 과거에 누굴 좋아했다고 한들, 앞으로 누굴 좋아하게 된다 한들, 그 대상이 자신이 되지 않는 이상 나와는 일절 관계가 없는 일이다. 알고 있는데도, 나는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 형제들중에 연애 동정인 사람 있어?"

 "없어. 어째서 그런 걸 묻는 거야?"

 "역시 오소마츠는 안 되겠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뭐…"

 오소마츠는 말을 하다 말고 잠시 숨을 삼키더니 내게 딱밤을 먹였다. 딱! 하는 청아한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맞은 부위에서부터 아픔이 찌르르 퍼져나갔다.

 "왜 때려?"

 "아까는 첫사랑이니까 안 된다는 뉘앙스로 말하더니, 지금은 연애경험이 있으니까 안 된다고 하고 있잖아, 네가."

 "아까는 말이 그렇다는 얘기고, 지금은 농담을 하고 있는 거야!"

 "농담이라도 열받으니까 한 대 더 맞아."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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