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고 생각해봤어. 어째서 알파들에게만 아직 그런 구식적이고 불평등한 제도가 허용되고 있는지 말이야."

 꽤나 비장한 목소리로 시작한 것이었지만, 오소마츠는 만화책만 들여다볼 뿐 내게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는 그런 태도를 과감히 무시하고 말을 이어나갔다.

 "어쩌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역시 이유따위는 없었어! 알파들은 전부 나쁜놈들이야!"

 내가 격앙된 목소리로 외치자, 그는 눈동자를 모로 굴리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런 말 해봤자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우리는 살면서 너무 많은 유혹을 받아. 완전히 유혹에 둘러쌓여 있지. 너만 해도 지금 내 앞에 앉아서 좋은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잖아. 그걸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만화책에 집중하고 있는데… 봐, 너는 지금 나한테 목을 들이밀고 있어."

 그 순간 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확실히 나는 오소마츠에게 딱 붙어서 상당히 무방비한 상태였다.

 "하지만 너는 나빠." 나는 조금 멋쩍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 맞아…"

 오소마츠는 그런 내 어깨를 살며시 밀어냈다.

 "이제 더 나빠질 것 같으니까 저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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