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쌀쌀한 아침 기운이 물러갔다. 다시 돌아온 이른 가을, 오후의 날씨는 시원하면서도 훈훈함이 느껴진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가을바람에 무르익어 붉은 빛을 띠고, 위로 펼쳐진 하늘은 쾌청하다.
오늘도 나는 여섯 형제들과 커다란 원형탁자에 둘러앉아 식사를 했다. 앞옆으로 들려오는 냠냠쩝쩝소리……. 처음에는 내가 만든 음식에 이러쿵저러쿵 은근히 투정을 부리더니, 이제는 굳이 먼저 권하지 않아도 저들끼리 행여 빼앗길세라 분주히 각자의 입에 반찬을 집어넣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만 쏙 빼먹는 오소마츠와 이치마츠, 매운 것을 전혀 못 먹는 카라마츠와 토도마츠, 단무지 하나까지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쵸로마츠, 꼭 뭔가를 하나씩 흘리는 쥬시마츠……. 하나같이 어린애 같아서 귀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맛있게 먹어주는 것에 흐뭇한 기분이 들어서 요리하는 보람이 있다. "뺨에 도시락 붙었어." "?" 오소마츠를 바라보며 엄마미소를 짓고 있던 나는 뜬금없는 그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가 밥그릇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다시 한 번 말했다. "뺨에 도시락 붙었다고." "???" 처음에는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그가 말한 것은 어떻게 들어도 도시락이었다. 뺨에 도시락이 붙었다니, 뭔 소리야…? 나는 말 없이 고개만 갸웃거렸고, 이내 오소마츠의 작은 한숨소리가 들려오더니 그의 손이 내 뺨에 살짝 닿았다가 사라졌다. "이거, 아껴뒀다가 나중에 먹을 거야?" 오소마츠는 씨익 웃으며 손가락 끝에 묻은 밥풀을 내게 보여주더니 이내 그것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나는 그제서야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시락(おべんとう)이라는 게 입가에 붙은 밥풀을 말하는 거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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