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하긴 하지만, 알파는 여러가지 의미로 꽤 흥미로운 젠더이다.

 그들의 코 안에는 다른 젠더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별도의 후각기관이 있고, 그들의 뇌는 페로몬을 인지하는 활동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냄새만으로도 상대방이 오메가인지, 알파인지, 베타나 감마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아주 옛날에는 오메가와 베타에게도 같은 능력이 있었지만, 어느순간부터인가 그것이 필요없어져서 퇴화되었다고 한다.

 지금 내 손에 쥐어있는「인류의 진화」라는 책에 의하면, 알파의 경우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지배적인 성향이 이 능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유지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혀있다.

 이런 내용을 읽다보니, 알파에 대해서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이 생겼다.

 "있잖아."

 "응?"

 "알파의 페로몬 말인데, 어떤 냄새야?"

 "음─…"

 만화책에서 시선을 거두지 않고 고민을 하기 시작한 오소마츠의 눈썹이 점점 찌푸려지는가 하면, 그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뒷덜미를 긁적인다.

 "굉장히 묵직하면서도 짙은 냄새인데… 기본적으로 씁쓸하고~ 알싸하고~ 퀴퀴하고~ 미적찌근~ 해."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모를 표현이다. . . . 오소마츠본인도 자신이 받은 느낌을 고스란이 입에 담고 있을 뿐, 의미를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기도 알파인 주제 이렇게 말하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말이야. 그 냄새 무지하게 신경에 거슬려. 평소에는 딱히 상관없는데, 러트때는 가족이나 친구가 아니면 정말 때리고 싶을 정도로 짜증나. 냄새가 구려서가 아니라 그냥 기분이 그래. 같은 젠더는 생물학적인 경쟁자이기 때문에 그런 걸까?"

 "상대적으로 페로몬이 강한 우성은 같은 알파들과 있을 때 누군가 시비를 걸어오거나 싸움에 휘말리거나 하는 일도 많겠다."

 "뭐, 기분이 더러우면 제일 먼저 거슬리기 시작하는 게 냄새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내가 학교 다닐 때 싸움을 많이 했던 이유중의 하나였던 것 같아."

 "열성인 카라마츠군과 이치마츠는 어때?"

 "내가 알고 있는 바는 딱히 없지만, 아마 여러번 곤란한 일을 겪었을 거야. 열성치고는 꽤나 풀풀 풍겨대고 있거든, 그 녀석들도."

 "둘 중에서 어느쪽의 냄새가 더 강한데?"

 "당연히 카라마츠지. 몇 년이나 먼저 변화했는걸."

 "그럼 역시 난 이치마츠보다는 카라마츠군을 조심해야겠네."

 "글쎄, 지금 이치마츠의 성장속도를 생각하면 언젠가 추월해버릴지도 몰라."

 "그보다 너…"

 그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조금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카라마츠만 '군'을 붙여서 부르는 거… 슬슬 고치는 게 어때?"

 "겉으로는 신경 안 쓰는 척 해도,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면 좀 그렇잖아. 어째서 나만 미워하는걸까─라던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고, 분명. 누가 뭐래도 형제들중에서 가장 마음이 여린 녀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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