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을 마시면 아내를 대신해 임신할 수 있다. 라는 설정인데, 어떡할래? 마실래?"

 내가 묻자, 오소마츠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사랑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안 되어 있구나."

 나는 손에 쥐고 있던 약통(사실 페로몬억제제가 들어있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청소라던가, 설거지라던가, 그런 집안일은 얼마든지 대신 해줄 수 있지만 임신은 아니지! 그건 어디까지나 엄마의 역할이고, 어찌보면 하나의 권리잖아?"

 "그 권리 너한테 줄게. 그러니까 나 대신 임신해줘."

 "싫어. 난 남자라고! 오메가도 아니고!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런 부자연스러운 일을 할 필요는 아무것도…"

 그대로 가면 할말이 없어질 것 같았기에, 나는 급히 소매로 끌어다 눈물을 닦는 시늉을 했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좀 병약하잖아… 산후후유증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아…"

 "어쩌면 죽을지도… 흑흑…"

 그렇게 오소마츠는 내 연기에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머지않아 그는 발끈하여 내게 소리쳤다.

 "죽긴 누가 죽는다 그래!!! 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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