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쥬시마츠와 야구를 하다가 무릎을 다쳤다. 멀리서 날오는 공을 받기 위해 고개를 뒤로 홱 젖히고 하늘에 시선을 고정한 채 빠르게 이동하다 보니 발밑의 돌을 보지 못하고 걸려넘어져버린 것이다.

 쥬시마츠가 걱정을 할까봐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 그 탓에 다쳤던 부위에 새카만 멍이 아주 선명하게 생겼다.

 무릎을 완전히 덮을 만큼 긴 스커트를 입어서 형제들에게 보여질 일은 절대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린아이처럼 무릎베개를 해달라고 조르는 오소마츠의 팔꿈치에 짓눌려 저도 모르게 아픔을 호소하는 바람에 들키고 말았다.

 하필이면 걱정이 제일 많은 사람에게 걸리다니… 나는 어쩜 사사건건 이리도 운이 없을까.

 "가만 있어봐. 이거 바르면 멍이 금방 없어지고 붓기도 가라앉으니까."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오소마츠는 손바닥만한 동그란 통에서 투명한 젤형태의 연고를 손끝에 덜어 꽤나 우울한 상태의 내 무릎에 발라주었다.

 "이 정도 크기면… 한 일주일 가려나."

 "그걸 어떻게 알아?"

 "어렸을 때부터 잘 다쳤던 동생들이 있었으니까."

 오소마츠가 얼마나 형제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매일 짓궂은 장난을 치거나 놀리거나 하는 모습만 봐왔기 때문인가. . . .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잘 넘어지는 쵸로마츠나 스포츠를 좋아하는 쥬시마츠는 아마도 지금과 같은 광경을 몇번이고 봐왔겠지.

 "진작 얘기했더라면 무릎베개 같은 거 해달라고 조르지 않았을 텐데."

 자신의 수납함에서 꺼내온 밴드를 직접 까서 붙여주는 그의 두 손이 오늘따라 유독 하얗고, 가느다랗고, 예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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