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이 바뀌어?"

 "내가 남성체 알파고, 네가 여성체 오메가라면 말이야."

 "재밌는 상상이네."

 나는 오소마츠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에게 친근하게 팔짱을 끼었다. 그러자 그가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은 뒤 웃으며 내 손을 감싸주었다.

 "내가 너한테 물게 해달라고 하면 허락해줄 거야?"

 "그 정도는 너도 하게 해주고 있으니까, 당연히."

 "내가 가슴을 만져도 되냐고 물으면?"

 "응?"

 오소마츠는 조금 당황하는 듯 하더니 얼굴을 살짝 붉히며 실소를 터뜨렸다.

 "그건 안 돼."

 "키스는?"

 "음… 안 돼."

 "왜? 넌 나한테 키스했잖아."

 "그래, 했지. 하지만 입장이 바뀐다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가 다시 씩 웃으며 오소마츠에게 기습적으로 키스를 했다.

 "뭐하는 거야?"

 "억울해서라도 지금 네 목을 물어야겠어."

 "……."

 그는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크게 당황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나랑 영원히 함께 있게 되어도 좋아?"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보기에 너는 단순한 소유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니야."

 "맞아. 너한테 나는 안중에도 없어."

 그는 내 어깨를 밀어내며 몸을 일으켰다.

 "왜 그렇게 생각해? 난 그냥…" ──농담을 한 것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려 했다.

 "왜냐면, 그게 사실이니까." 그러나 오소마츠는 그보다 더 큰 목소리로 내 말을 끊었다.

 나는 덤덤한 그의 모습에 무심코 입을 다물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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