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오후, 몸이 근질근질하고 딱히 할일도 없으니 마당이나 쓸까 해서 빗자루를 들고 나왔다. 작열하는 태양에 지평선 너머로 아지랑이가 보일 지경이지만 집앞에는 시원한 그늘이 져있어서 그다지 덥지 않다.
슥─. 슥─. 여유로이 빗자루질을 하다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감미로운 멜로디. 흥겨움에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되는 카라마츠의 기타소리다. 그가 지붕 위에 앉아 기타를 치고 있다. 그것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머지않아 노랫소리도 들려온다. "──♪" 오소마츠가 부르는 건가. 무뚝뚝한 성격 탓에 노래 같은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불규칙한 선율에 아슬아슬하게 박자를 맞추는 것이 꽤나 즐거운 모양이다. 잊지 않고 계속 소중히 한다면 함께 있지 못해도 그게 연애이고 서로를 의지할 수 있다면 어디에 있든지 거기가 우리의 집이야. 그의 노래를 들으며 저도 모르게 빗자루질을 멈춘다. 카라마츠의 연주는 그렇다 쳐도 가사는 어떻게 생각해낸 걸까. 즉석에서 지어낸, 그것도 노래를 부르며 떠올린 것치고는 꽤 그럴싸하다. 누군가 내게 연주를 들려주면서 마음대로 불러보라고 하면 어떨까. 작문에는 그래도 내 나름대로의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듣기 위해 쓰는 글과 읽기 위해 쓰는 글은 엄연히 다르다. 내가 지어낸 가사는 들어보나마나 진부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혹시 평소에 취미로 작사를 하고 있나? 언제나 기타를 연주하는 카라마츠와 함께 있으니 취미라 말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예전부터 가끔 이렇게 노래를 해왔는지도 모른다. 이 집에 살기 시작한 이래 형제들에게서 의외의 면을 발견할 때 마다 느낀 것이지만, 나는 그들에 대해서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나에게 이 남자의 뼛속까지 낱낱이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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