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평소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아주머니의 일을 돕고 있다. 밥을 그릇에 담거나, 상에 나르거나. . . . 처음에는 모든 게 서툴러서 여러번 실수를 했지만, 이제 습관처럼 익숙해졌다. 지금 나는 내 전용의 앞치마도 가지고 있다. 여자니까 슬슬 살림을 배우지 않으면. 처음에는 미안하다며 내 도움을 사양하시던 아주머니께서도 지금은 직접 나서서 내게 이것저것을 가르쳐주신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즐겁게 배울 수 있던 것은 형제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을 만드는 법이었다.

 "그럼 올라가서 남자들을 좀 깨워주겠니?"

 "네, 아주머니."

 허리에 매고 있던 앞치마를 풀어 언제나의 자리로 되돌려놓은 뒤, 나는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올랐다. 형제들의 방에 이르러 문을 열자, 불이 꺼진 방의 어둠을 걷어내는 눈부신 햇살이 시야를 비추고, 창밖으로부터 참새의 울음소리가 소란스럽게 들려왔다. 그 와중에도 형제들은 모두 이불속에서 아이처럼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었다.

 나 혼자서 모두를 깨우는 것은 힘들겠지. 일단 오소마츠를 깨워서 다른 형제들도 모두 일어나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렇게 생각한 나는 일단 오소마츠를 깨우기로 했다.

 "오소마츠, 그만 일어나."

 파자마차림으로는 누가 오소마츠인지 한 번에 알아볼 자신이 없었기에,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고 오소마츠가 항상 눕는 자리로 가서 이불을 들추었다.

 "오소마츠는 저쪽이다…"

 그것은 카라마츠의 말투였다.

 "어라?"

 나는 눈을 부비적거리다 다시 잠이 들어버린 카라마츠를 냅두고 그 옆에 누워있던 남자를 흔들어 깨웠다.

 "오소마츠?"

 "쵸로마츠거든…"

 "아, 미안."

 또 틀려버렸네. 하지만 같은 차림에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자고 있는 여섯쌍둥이를 보고 누가 누구인지를 구별해내는 것은 무리다. …나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지만 그래도 별 수 없다고 생각하며 또 다른 남자를 깨웠다.

 "오소마츠…?"

 "오소마츠형은 저쪽─."

 "미안."

 …

 "혹시 오소마츠야?"

 "형은 저쪽이야─."

 "미안, 미안."

 …

 "오소마츠?"

 "토도마츠."

 "으아, 미안해."

 …

 …

 …

 나는 방 한 가운데 우두커니 선 채 벙찐 얼굴이 되었다. 아직 깨우지 않은 남자는 이제 단 한 명. 그러나 그 한 명은 지금 명백하게 쥬시마츠의 얼굴을 하고서 자고 있다. 오소마츠가 잠버릇이 나쁘긴 해도, 그는 결코 입을 벌리고 코를 골지 않는다. 그렇다는 것은 지금 내 앞에 누워있는 여섯남자중에 오소마츠는 없다는 것이 된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 . . .

 "오소마츠."

 이렇게 되면 다른 수를 쓰는 수밖에. 나는 이불 위에 다소곳이 앉아서 마른 침을 한 번 삼킨 뒤 말을 이었다.

 "일어나면 물게 해줄게."

 "네,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마침 바로 내 옆에 있던 남자가 몸을 일으켜 내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러나 그는 머지않아 반대쪽에서 일어난 남자에게 뒷덜미를 붙잡혀 베개 위로 고꾸라졌다.

 "괜찮은 시도였네요, 이치마츠씨──."

 이윽고 들려온 목소리는 오소마츠의 것이었다.

 "일어났어요─."

 능글맞은 표정하며 말투를 보니, 그는 오소마츠임에 틀림없었다. 그보다. . . .

 네놈, 내가 맨 처음에 깨웠던 녀석이잖아! 잘도 카라마츠의 흉내를 내서 날 속였겠다!!!

 "착하게 일어났으니까, 약속대로… 아앙─."

 나는 분한 마음에 다소 거칠 손길로 오소마츠의 얼굴을 밀어냈다.

 "빨리 이불 개고 나와서 밥이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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