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일을 보며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발목이 끊어질 듯이 아파서, 평소의 루트가 아닌 지름길을 선택했다. 그런데 어디서 잘못됐는지, 깨닫고보면 나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던 낯선 거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매일 다니는 길이야 눈으로 외우고 다닌다지만, 그 길에서 벗어나면 나는 필연적으로 이렇게 되고 만다. 모두와 하하호호 이야기를 나누긴 해도 아직 일본어의 한자에는 약해서, 간판의 이름조차 내게는 읽을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그것은 길안내표지판이나 지도를 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차가운 밤기운이 피부에 스며드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옛날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 … … "하아─… 하아─…" 발이 다 까졌음에도 걸음을 멈출 수 없을 만큼 불안하고, 무서웠다. "여기가 어디지…?" 낯선 땅, 모든 것이 낯선 환경속에서. "오소마츠…" 내가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오직 한 사람의 것 뿐이었다. "오소마츠… 흑…" 눈물이 나와도, 오로지 그 이름만. "오소마츠… 어디야…" 그 이름만을 불렀다. … … … 그로부터 10여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바보처럼 쓸데없이 돌아다니다 더 이상한 곳으로 가버리거나, 울지 않을 뿐. "하는 수 없지… 전화를 해야겠다." 내가 찾을 사람은, 내가 의지할 사람은, 한 사람으로 정해져 있다. ──♪ 「너 혼날래? 왜 안 들어와?」화를 내고 있는데도,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마음이 놓인다. 조금 울컥할 정도로."나 길 잃어버렸어." 이 순간 만큼은 아이처럼 응석을 부려도 좋다고 생각해 버린다. 「주변에 뭐가 보이는데? 제일 눈에 띄는 게 뭐야?」"20m 정도 앞에 완전히 똑같이 생긴 빌딩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어."「알았어. 금방 갈 테니까 기다려.」…… … 벤치에 앉아 오고가는 버스와 차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오소마츠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피곤함에 고개를 떨어뜨리노라면, 문득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이 점심을 먹은 뒤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린다. "확실히… 가방 안에 먹다 만 샌드위치가 있었지." 점심이라곤 해도 편의점에 잠깐 들러서 이동중에 허겁지겁 먹었을 뿐이다. 반도 채 먹지 못한 샌드위치가 조금 퀴퀴한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다행히도 모양이 망가지지는 않았다. 그다지 먹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오소마츠가 초췌한 모습의 나를 보면 분명 걱정할 것이다. 여기서는 그를 위해서라도 먹어야만. . . . 덥썩─.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손을 뻗어 내 팔을 붙잡는다. 고개를 들어 보니, 그곳에 친구의 얼굴이 있다. "이런 거 사먹지 말랬잖아." 알고 있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고를 때만 해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오소마츠는 내가 인스턴트식품을 입에 대는 것을 싫어한다. 단지 그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뿐이었다. 물론 그에게 들켜서 잔소리를 듣게 될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했다면 배고픔을 억눌러서라도 그대로 편의점을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와서는, 그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이 오히려 기쁘다. "얼른 집에 가자." "응."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오소마츠가 내민 손을 붙잡는다. 이제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가 이끄는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머지않아 저 지평선 너머로 우리의 집이 보일 것이다. … … … "여기서 뭐하는 거야?" "기다리고 있으면 내가 놀러가겠다고 했잖아." "나는 갑자기 사라지거나 하지 않으니까 걱정 마." "얼른 집에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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