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머리가 핑 도는 듯한 기분과 전신을 묵직하게 만드는 나른함에 불길한 기운을 느꼈지만, 친구와 약속했던 즐거운 하루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애써 무시했었다. 그 결과가 지금 내 모습, 토토코의 침대에 누워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나다.
"저기, 나 물수건 가져올게." 줄곧 내 곁을 지키고 있던 토토코가 손으로 입을 막으며 서둘러 방을 빠져나간다. 토토코와 함께 있을 때는 크게 긴장을 한 적이 없었지만, 나는 그녀가 알파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내 냄새에 반응한다는 것 또한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새삼스럽지만, 그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괴로웠다. "괜찮아?" 그녀는 냉장실에 넣어두었던 수건을 가져와 열을 식힐 겸 내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 어느덧 그녀의 뺨에도 땀 한 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토토코짱… 내 핸드폰 좀 갖다 줘… 토도마츠에게 연락을…" "이대로 바깥에 나가겠다고? 안 돼. 히트싸이클이 끝날 때까지 우리 집에 있도록 해." "그런… 토토코의 가족들에게 민폐야…" "너는 내 친구인데 그게 무슨 소리야. 게다가 어차피 열 때문에 내 방에서 꼼짝도 못하잖아." "……." 나는 미안한 마음에 토토코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문득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내가 불안해할까 봐 애써 동요하는 자신을 감추려 하는 토토코를 위해서 나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 뿐만 아니라, 입술을 꽉 깨물며 버텼다. 그리고 일주일 뒤. 아침 일찍 나를 데리러온 오소마츠는 토토코에게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어째서 전날 미리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 뭐에 한눈 팔고 있었어? 나머지 둘은?" 그녀의 목소리는 등골이 조금 오싹해질 정도로 차가웠다. "할 말 없어." 오소마츠는 한쪽 팔로 나를 감싸안고 있었는데, 나는 그의 손이 내 어깨를 붙잡을 때 그가 이 일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종종 내게 '당분간 집밖으로 나가지 마' 하고 언질을 주곤 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2일 후면 언제나 거짓말처럼 히트싸이클이 시작되었다. 대개 알파의 후각이 오메가 자신보다 먼저 그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일이 빗겨간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온전히 내 문제였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오소마츠와 토토코는 그것이 오메가와 함께 살고 있는 알파로서 지켜야만 하는 어떤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잭해머를 맛보게 해줄 거야. 아니, 아예 그녀를 보내주지 않을 거니까." "네…" |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