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코와 즐겁게 쇼핑을 하고서 막 집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우연히 오소마츠를 만나 그와 동행하기로 했는데, 어쩌다보니 아주머니의 심부름을 나왔던 카라마츠, 이치마츠와도 합류하게 되었다. 그렇게 네 명의 알파들과 나란히 길을 걷고 있던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지나가는 길바닥을 바라보며 묵묵이 발을 움직였다. 앞으로 나아갈 때 마다 주위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묘한 시선 때문이었다.

 내 피해의식일지도 모르지만. . . . 그 시선은 나로 하여금 천적에 둘러쌓여 언제 당하게 될지 모르는 동물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하나같이 불쌍한 것을 보는 듯한, 하찮은 것을 보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손 잡고 걸을까?"

 토토코는 불러도 대답이 없는 나를 보고서 눈치를 챈 듯, 웃으며 내게 손을 내밀았다.

 "응."

 그러자 옆에 있던 오소마츠도 덥썩 내 손을 붙잡았다.

 "앞을 보고 걷지 않으면 부딪히잖아."

 단지 그뿐인데, 나의 마음은 점점 편안해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더이상 주위의 시선이 신경쓰이지 않았다.

 "이치마츠."

 "뭐? 니도 손 잡아달라고? 꺼져, 호모새X야."

 문득 오소마츠의 옆쪽에서 카라마츠와 이치마츠가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 장난이었다."

 나는 무심코 웃음을 터뜨렸다가 언제나 무시당하는 카라마츠가 불쌍해서 애써 표정을 고쳤다.

 "이치마츠, 그러지 마."

 오소마츠가 차갑게 한 마디 하자, 이치마츠는 대답을 하는 대신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모로 돌렸다.

 "쳇, 날씨 한 번 더럽게 덥구만. 이럴 때 손을 잡고 다니는 리얼충 따위 전부 죽어버려."

 하여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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