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날에 비해서 햇빛이 그리 강하지는 않았지만 더운 것은 매한가지였다. 이맘때 쯤이면 다들 까페를 피서지 삼아 들락거리곤 한다. 그런데 토토코가 에어컨바람을 쐬고 싶지 않다고 해서, 우리는 까페의 테라스에 앉았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내가 거리로 시선을 돌렸을 때, 줄곧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하던 토토코가 돌연 힘없이 테이블 위로 쓰러졌다. 나는 두 팔에 얼굴을 묻고 있는 그녀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저기, 혹시 내 냄새 때문에 그래?"

 토토코는 말 없이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그런 거라면 물어도 돼."

 "물어도 된다니, 너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꼭 목이 아니여도 상관없잖아. 한 번 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편안해질 테니까."

 이윽고 그녀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

 "혹시 평소에 오소마츠군이나 다른 형제들이 너를 물고 있어?"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녀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여자애의 몸에 상처를 내다니, 최악."

 "내가 그래도 좋다고 했어."

 그녀는 늘 그렇듯 형제들을 감싸려 하는 나를 보고 손에 턱을 괴며 쓴웃음을 지었다.

 "상냥하구나, 너는."

 "이 정도는 별 것 아니야. 상처는 약을 바르면 금방 낫는 걸."

 "하지만 난 괜찮아."

 "정말? 참기 힘들지 않아?"

 "네가 걱정해줘서 괜찮아졌어."

 물론 그녀의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웃는 얼굴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기에, 나는 마음을 놓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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