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토코와 함께 만나기로 약속했던 날. 나는 외출복차림을 한 채 현관의 전화기를 들고 그녀와 잠시 의논을 했다. 낮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갈 테니 웬만하면 외출을 삼가하라는 폭염주의보가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약속을 다른 날로 미루려다가, 토토코가 마츠노가에 놀러오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폭염주의보에 의해 다른 형제들도 모두 외출을 하지 않았기에, 오늘의 마츠노가는 평소보다 더욱 시끌벅적했다.
"아이스크림 사왔어. 같이 먹자." 토토코가 현관에서부터 가지고 들어온 봉투 안에서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꺼내 탁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내 거는?" 오소마츠가 묻자 그녀는 옛다- 하고 그에게 콘 하나를 던졌다. 그리고 나머지 형제들에게도 콘 혹은 막대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나 이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도 큰 통으로 먹고 싶은데─." 오소마츠가 내 옆으로 꼬물꼬물 다가와 아이처럼 궁시렁댔다. "이건 여자들을 위한 거야.╬" 토토코가 그런 오소마츠의 앞에 대고 저리 가라는 듯이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오소마츠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쳇…' 하고 중얼거리더니 결국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자, 아앙─해 봐." "아앙─." 토토코가 내민 수저를 덥썩 물고서 그녀에게 아이스크림을 받아먹은 나는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달콤함에 행복하게 웃으며 두 손으로 뺨을 감쌌다. 그러한 기분을 만끽하다가, 똑같이 아이스크림을 떠서 토토코에게 먹여주었다. "아앙─." 소리도 물론 잊지 않았다. 그때 옆에서 문득 인기척이 느껴지는가 하면, 언제 또 왔는지 오소마츠가 내게 바짝 붙어서는 내 옷자락을 살며시 잡아당겼다. "나도 먹여줘." "안 돼." 나는 자신에게서 오소마츠의 손을 떼어낸 뒤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오늘의 나는 토토코짱이 독점하는 거니까, 오소마츠는 다음에 먹여줄게." "못 기다려──. 못 기다려──." 동생들 앞에서 잘도 앙탈을 부리는구나, 이 녀석. . . .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토토코가 가벼운 발길질로 내게서 오소마츠를 떨어뜨려놓았다. "아아─, 정말──. 나 쓸쓸하다구──. 대놓고 바람피우는 것도 모자라서 소외까지 시키다니 너무해───." … … … "누가 저 자식 좀 데려와…" -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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