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을 보기 위해 마을을 산책하다 우연히 마켓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던 토토코쨩과 마주쳤다. 그리고 먼저 둘만의 파자마파티를 하자는 제의를 받아, 저녁을 먹은 뒤 그녀의 집에 오게 됐다.

 "꺄하핫─."

 "토토코쨩, 움직이 마. 아직 패티큐어가 마르지 않았으니까."

 "그치만 간지러운 걸─."

 토토코쨩과 같은 방,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가끔은 서로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마저도 나름 재밌는 시간이었다.

 오늘, 그녀와 나는 1시간 전쯤에 핑크색 복숭아가 잔뜩 그려져 있는 병의 음료수 같은 술을 둘이서 나눠마셨다. 그다지 술에 대한 경험이 없는 나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가볍고 부드러운 술이었다.

 평소에는 오소마츠 때문에 술 근처에도 가지 못했기에, 그것은 왠지 모를 나쁜 장난을 치는 것 같은 짜릿한 기분이 들게 했다.

 현재로써 내게 이런 류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은 토토코쨩 한 사람 뿐이다.

 "이거 다 마르고나면 서로 100번씩 빗질해주기 하자.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부드러워질거야."

 …

 …

 …

 "98번… 99번… 100번. 다 됐어."

 "고마워. 다음은 내 차례네. 자, 뒤돌아 앉아."

 "이거 다 하고나면 누워서 진실게임 할까?"

 "음─… 그래, 그러지 뭐. 후훗…"

 …

 …

 …

 그녀는 낯선 땅에서 붙임성이 없는 내게 먼저 다가와 친구가 되어준 고마운 사람이다.

 그러나 친구라는 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지, 나로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그때그때 최선을 다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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