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는 미안했어.”

 “…….”

 “네 말이 맞아. 난 줄곧 내 생각만 하고 있었어. 아직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나를 내어줘봤자 녀석이 기뻐할 리 없다던가, 분명 후회하게 될 거라던가…….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는데 놓아줄 자신도 없다던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서 행여나 상처를 입히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라던가……. 그런 건 다 무거운 책임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핑계야……. 자신이 그런 쓰레기였다는 걸 모르고 있던 것도 아닌데……. 참 바보 같지.”

 “아아, 바보 같아.”

 “하지만 나, 정말 무서워……. 너도 알잖아……. 내가 여태껏 이렇게 무언가를 간절히 바랐던 적이 없었다는 거……. 미움받고 싶지 않아……. 녀석이 나란 인간에 대해 점점 깊숙이 알게 되어서 내게서 떠나가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아……. 이건 거짓말이 아니야……. 진ㅅ…….”

 “알아.”

 “…….”

 “진심이라는 거 알아. 아니까 더 답답했어. 참을 수가 없었어……. 나도 미안해, 형. 아픈 곳을 건드려서……. 난 그저 형이 행복지길 바랐을 뿐이야……. 그게 어렸을 때부터 내 소원이었으니까.”

 “너…….”

 “언제나 형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나였잖아……. 너의 행복이 내 행복이야, 오소마츠.”

 “…….”

 …

 …

 …

 “무얼 똥폼잡고 있어, 바보가…….”

 “먼저 오글거리는 분위기 만든 게 누군데.”

 “고마워…….”

 “이제 그만해, 손가락 안 펴지니까.”

 “네, 네. 진지모드는 여기까지 합시다.”

 …

 …

 …

 “맞은 데 많이 아파?”

 “별로. 형은?”

 “멀쩡해. 네가 때려봤자지.”

 “한번 더 패줄까?”

 “그러면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아까 들었잖아.”

 “어렸을 때부터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더니, 녀석이 한 마디 했다고 바로 그만두는 거냐.”

 “너는 내 가족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 인연을 끊을 수 없어. 하지만 녀석은 아니야. 언제든 헤어질 수 있고,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까 나는 혈연 같은 확실한 끈이 없으면 상대방을 붙잡아두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형의 그 사고방식이 한심하다는 거야.”

 “만년 솔로 동정 주제에 말은 잘해요.”

 “너도 마찬가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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