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오겠습니다!"

 예쁘게 치장을 하고 외출을 하고 싶다. 줄곧 가슴 깊숙한 곳에 감춰 있던 여자의 마음이 고개를 내미는 건가, 나도 모르겠다. 그냥 이따금씩 그런 기분이 든다.

 오늘은 평소에 손도 대지 않는 화장품을 꺼내 얼굴을 화사하게 만들고, 바람이 불면 나풀거리는 원피스를 입었다. 마침 외출을 하려는 쵸로마츠를 졸라 그를 따라가기로 한 것이다.

 나는 현관을 나서자 마자 쵸로마츠의 팔을 끌어안고 그에게 바짝 달라붙었다. 그의 반응은 무미건조했지만 딱히 내 손을 뿌리치거나 애써 나로부터 떨어지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는 언제나 이런 식이다. 덕분에 내가 그의 곁에서 철면피로 행동할 수 있다.

 …

 …

 …

 "역으로 가려는 거 아니야?"

 "맞아."

 이 시점에서 역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내 앞으로 뻗어 있는 큰 길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쵸로마츠는 교차로에서 언제나와 같은 큰 길이 아닌 그 옆으로 난 샛길을 택했다.

 "왜 그쪽으로 가?"

 "오늘은 조금 돌아서 가자."

 "어째서?"

 "잔말 말고 따라와."

 …

 …

 …

 "쵸로마츠─, 큰 길로 가자. 이쪽으로 가봤자 아무것도 없잖아."

 기왕 가는 길 좀 더 볼거리가 많았으면 좋겠는데. . . . 말을 이어나갈 새도 없이 쵸로마츠가 더욱 발걸음을 재촉했다. 덩달아 내 걸음도 빨라졌다.

 "왜 그래?"

 "아까부터 쳐다보잖아."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러나 알파라면 자연스레 냄새가 나는 쪽으로 한 번쯤 시선이 향하게 되기 마련이다. 딱히 이상하다 할 것까지는 없다.

 "언제나 있는 일이야. 나는 괜찮으니까 신경쓰지 마."

 "아─?" 쵸로마츠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말꼬리를 올렸다.

 "조금 전에 위험할 정도로 보여지고 있었어. 넌 그걸 '신경 안 쓴다'고 말하는 거야? 무슨 일을 당할지 알고? 경각심 있어?"

 "네가 있으니까 별로 상관없잖아. 지금은 누가 봐도 애인사이니까."

 "뭔 소릴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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