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푹푹 찌는 것이 올 여름은 영 심상치가 않은 것 같다. 외출을 했다가 땀을 잔뜩 흘린 나는 당장 옷부터 갈아입어야 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일단 상의를 벗어던졌다. 축축하게 젖어 냄새까지 나는 옷을 벗은 다음에는 옷장을 열어서 새옷을 꺼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문밖에서 쵸로마츠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곧장 문을 열었다. 아직 옷에 팔만 끼고 있는 상태였던 나는 당황했지만 아무런 대처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놀라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물론 그것은 내 속옷차림을 봐버린 쵸로마츠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는 처음에만 그랬다. 그는 머지않아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그거 상당히 더러워졌는데. 빨아야겠다." 아주 태연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내 속옷에 묻은 얼룩을 본 순간 당황스러움을 제치고 결벽본능이 튀어나온 것이다. "나가─!!!" 나는 수납장 위 곱게 개어놓은 이불과 함께 올려두었던 베개를 집어서 쵸로마츠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그가 흠칫 놀라며 문을 쾅 닫았다. 베개가 문에 부딪히고나서 비로소 그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 뒤에 이런 말이 작게 들려온 것은 그냥 못 들은 척하기로 했다. "그거 오늘 꼭 빨아. 안 그럼 원치 않아도 계속 내 머릿속에 떠오를 거야." 떠오르는 이유가 그쪽이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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