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노가의 남자들이 모두 손의 맵씨를 타고났다는 것은 기정된 사실이지만, 쵸로마츠의 손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하얗고 가느다란 다섯개의 손가락은 가지런히 뻗어있고, 투명한 손톱은 생기 있게 반짝거린다. 심지어 손바닥에 패인 주름의 모양 마저 예쁘다. 코를 묻으면 손소독제의 달달하면서도 톡쏘는 알콜냄새가 난다.

 손 같은 건 누구라도 가지고 있지만, 이건 보고 또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 정도로 예쁘고 깨끗한 손이라면 지금 당장 입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해도 상당히 묘한 발상이지만. . . .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진심이다.

 "아─앙."

 가장 긴 손가락 세 개를 입에 넣자 미끈한 혀의 감촉 때문인지, 아니면 살갗을 파고드는 이빨 때문인지 쵸로마츠의 손이 움찔─ 경련을 일으켰다. 사람의 피부에는 땀이 배어 있어서 대개 짠맛이 나는데, 그에게서는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았다. 여전히 소독제의 냄새만 풍기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손가락을 꺼내고 그대로 손바닥에 코를 묻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묘한 감각이 내 몸을 강하게 옥죄듯이 나를 자극해왔다.

 "어이, 그만둬."

 나는 쵸로마츠의 손을 뺨으로 가져간 뒤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가만히 체온을 느끼고 있노라면, 그가 홱 하고 자신의 손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나도 감았던 눈을 떴다.

 "손 정도는 딱히 상관없잖아." 그 투덜거림은 상당히 볼품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입밖에 냈다. 그리고 후회했다.

 "……."

 그의 눈빛이 너무나 차갑고, 아팠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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