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으니까 저리가."

 잠을 자다가 깨서 화장실을 가려고 복도로 나왔더니, 화장실 문앞에 앉아 토도마츠를 기다리고 있는 쵸로마츠가 보였다.

 나는 능청스레 웃으며 그의 옆에 앉았다. 한밤중이라 그런지 몸이 으실으실 떨렸다. 그래서 쵸로마츠에게 팔짱을 끼고,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장난스레 뺨을 부비적거렸다.

 "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쵸로마츠는 언제나 몸이 따뜻해… 다른 형제들은 대부분 차가운 편인데 말이야."

 특히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한여름에도 손과 발이 얼음처럼 차갑다. 평상시에는 땀도 전혀 흘리지 않는다. 가끔 걱정이 될 정도다.

 "담요를 하나 가지고 다니던가, 잠옷을 좀 더 두꺼운 것으로 입던가 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조금은 의식하라고."

 "다른 사람 누가 있다 그래. 톳티─? 톳티는 그런 거 신경 안 써."

 종종 아무렇지 않은 듯이 내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 토도마츠는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 오소마츠라는 것을 평소부터 깔끔하게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오소마츠와 붙어다니는 것을 딱히 막으려 하지 않고, 질투도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각인에 대해서만 조금 민감하게 반응할 뿐이다. 단순히 마음의 무게 때문인지, 아니면 내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건지…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로 인해 우리가 여전히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소마츠도… 톳티랑 그다지 다르지 않으려나."

 그가 나를 특별하게 대해주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그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다. 어쩌면 오소마츠는 나와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꺼리고 있을 수도 있다. TV에서 멜로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내가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그는 조금도 흥미를 갖지 않는다. 나를 좋아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떠나서 그는 기본적으로 연애에 상당히 냉소적이다.

 그래서일까. . . . 최근들어 오소마츠와 함께 있어도 계속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

 …

 …

 난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서 쵸로마츠에게 응석을 부리고 있는 걸까. 그것을 알고 있기에 그는 나를 멀리하는 걸까. 그는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쵸로마츠… 좋아해(大好き)."

 "나를 상대로 뭐하러 거창하게 大까지 붙이냐."

 "쵸로마츠에겐 大大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은 고맙다만, 친구끼리는 좋아하녜, 어쩌녜 그런 거 일일이 말로 해주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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