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초록색으로 무장을 하고 다닌다는 간단명료한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어떠한 편견이라도 갖게 된 것인지… 나는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이 남자에게 상당히 기묘한 절대적 믿음을 가지고 있다.

 쵸로마츠는 분명 발냄새도 안 날 거야.

 아니, 실제로 나는 그에게서 어떤 눈썹이 찌푸려질만한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없다. 격한 운동을 한 직후에도, 후덥지근한 더위에도, 그 흔한 땀냄새 조차 그에게는 없다. 그저 코가 상쾌해지는 다양한 소독제의 향만이 있을 뿐이다.

 킁킁─.

 "…어이, 뭐하는 거야."

 킁킁─.

 발냄새가 나지 않는다. 쵸로마츠의 발등에 코를 묻어도 나의 후각기관은 반응이 없다. 오늘도 그에게서 평소와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보다 은밀한 곳은 어떨까. 그보다 습하고, 냄새에 취약해지는 부위는?

 "잠깐!"

 갑자기 내게 팔을 붙잡히고 겨드랑이가 노출 되어 당황한 쵸로마츠는 냄새를 맡으려는 내 얼굴을 손으로 막음과 동시에 엉덩이를 들썩여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은밀하다는 것은 단지 옷을 입었을 때 언제나 가려진다는 뜻일 뿐, 겨드랑이 따위는 딱히 부끄러움을 느낄 부분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신체부위를 포함해 평소부터 나에게 은근히 숨기는 것이 많다. 아무리 친구여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어차피 비누랑 세재냄새 밖에 안 나잖아. 좀 맡으면 어때서."

 "냄새가 문제가 아냐, 멍청아."

 "부끄러워? 그냥 발이랑 겨드랑이일 뿐인데?"

 "누가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게 뻔하잖아. 왜 일부러 발냄새 따위를 맡고 난리야?"

 "그냥 신기해서. 어떻게 사람한테서 구린내가 하나도 안 날 수 있는지…"

 "안 나는 게 정상이거든."

 "매일은 아니지."

 여자인 나도 가끔 땀냄새정도는 풍긴다. 솔직히 말해서 외출을 했다가 돌아온 날엔 이치마츠에게 폭풍잔소리를 들을 정도로 발에서 퀴퀴한 냄새가 진동한다. 사람인 이상 냄새가 안 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2~30분에 한 번 꼴로 소독제를 쓴다면 모를까…

 쵸로마츠가 딱히 병적이라 할 정도의 결벽은 아니지만, 어쩌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쵸로마츠를 '허브남'이라고 불러야겠어."

"그만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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