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어."

 형제들의 방에 왔다가 쵸로마츠의 뒷모습이 보이기에 조심스레 말을 꺼내보았다. 그토록 좋아하는 냐짱에 대한 것이니,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설마하니 벌써 이렇게 되다니. 쵸로마츠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는 커다란 상자에 그동안 모아왔던 냐짱의 굿즈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모두 한 때의 추억으로 묻어버리려는 듯이. 기운을 내도록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막상 힘없이 축 처진 쵸로마츠의 어깨를 보니 쉽사리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내가 위로한다 한들 그것이 지금 쵸로마츠에게 도움이 될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기왕 이야기가 나온 것 차라리 전부 시원하게 털어놓기로 했다.

 "결혼하면 곧 은퇴하겠지?"

 "아마도."

 쵸로마츠는 바닥에 세워놓았던 피규어를 들고서 그것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냐짱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고양이분장을 한 모습에, 그녀가 라이브공연을 할 때 마다 취하는 포즈를 그대로 재현한 피규어였다.

 "아니… 확실히 할 거야. 아이돌은 모두 그러니까."

 그는 손에 쥐고 있던 피규어를 상자에 넣었다. 문득 그의 어깨 너머로 작은 한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최근 그가 청결에 집착하는 것이 병적일 정도로 심해졌다고 느꼈는데, 어쩌면 냐짱에 대한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그… 유감이야… 이제 냐짱의 라이브는 들을 수 없겠네."

 "그렇네. 하지만 냐짱이 행복하다면 아무래도 좋아."

 나머지 굿즈들을 상자 안에 넣고서 비로소 정리를 끝마친 그는 상자를 붙박이장 안에 넣은 뒤 문을 닫았다.

 "허전하지 않아?"

 "않을 리가 없잖아.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린 것 같아."

 "……."

 나는 발걸음을 돌려 조용히 방을 나와서 복도 위를 걸으며 생각했다.

 내가 쵸로마츠를 위해서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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