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내가 냐짱 대신 노래해준다고."

 지난 날 쵸로마츠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련했던 냐짱의 코스튬을 입고 다시 한 번 그의 앞에 섰다. 노래든 춤이든 서툴기 짝이 없는 내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쵸로마츠가 잠시나마 웃어주지 않을까 하고.

 "……."

 어쩌면 '됐으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는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쵸로마츠의 반응은 의외로 그다지 차갑지 않았다.

 "어디 해봐."

 그는 소파에 털썩 앉고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긴장감이 몰려왔다.

 "에……. 그러니까……."

 실수하지 않으려고 냐짱의 라이브 dvd를 몇 번이고 돌려봤다. 그런데 머리가 새카맣게 변해서 안무가 좀처럼 떠오르질 않았다. 첫 동작이 뭐였지……. 나는 어정쩡한 자세로 서서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쵸로마츠가 내게 말했다.

 "잘 하면 네가 먹고 싶다는 거 뭐든지 사줄게."

 "저, 정말?"

 "응."

 딱히 답례 같은 건 바라고 있지 않았는데. 이런 것을 예상 외의 행운이라고 하는 걸까. 왠지 모르게 가슴이 따뜻해졌다. 여전히 긴장이 되기는 했지만 그런 내게도 기대를 갖고 지켜봐주는 쵸로마츠를 위해서 힘을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부르자!

 …

 …

 …

 아이돌들은 정말 대단하다. 의외로 상당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랄까. 한 곡만 불러도 숨이 찬데, 그런 가녀린 몸으로 하루에 몇 곡씩 소화해내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들이 평소에 얼마나 힘든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건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쵸로마츠는 내가 노래하고 춤을 추는 동안 줄곧 미동도 하지 않다가, 노래가 끝나자 내게 박수를 쳐주었다.

 "어땠어?"

 "잘했어."

 됐다…….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심 뿌듯함을 느꼈다. 비록 서툴렀지만 적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냈다는 생각에서였다.

 "……."

 이윽고 박수소리가 서서히 줄어드는가 싶더니 쵸로마츠가 살며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와 동시에 그의 어깨도 축 쳐졌다.

 "쵸로마츠 울어?"

 "울 리가 없잖아."

 "울면서!"

 나는 쵸로마츠에게 달려가서 조심스레 그의 뺨을 감쌌다. 나를 보도록 하려 했지만 그가 고개에 힘을 꽉 주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앞으로 내가 계속 노래해줄 테니까 울지 마."

 "안 운다니까, 이 여자가 왜 이래?"

 그는 내 손을 날카롭게 쳐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울먹임이 섞여 있었다.

 "쵸로마츠,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기분전환 하고 오자. 응?"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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