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정말?"
"응." 하루의 시작과 함께 한 우중충한 날씨 탓에, 아침부터 이유모를 허전함을 느껴온 나는 하루종일 지속될 것만 같았던 그 감정이 창가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한 남자를 보는 순간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것을 깨달았다. 문득 사람의 온기가 간절해졌다. 그래서 뜬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보란듯이 자신의 허벅지를 탁탁 두드리며 그런 말을 꺼냈던 것이었다. 줄곧 나와 같은 기분을 느껴왔던 것인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듯 시선을 모로 향한 채 망설이던 쵸로마츠는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와서 내가 이르는대로 내 무릎을 베고 누웠다. 허전했던 공간이 채워지는 쾌감 만큼, 그의 붉은 얼굴은 내 사소한 움직임에도 일일이 반응하며 점점 명도를 더해갔다. "이게 내 로망중의 하나였는데… 설마 너와 이런 상황을 만들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그는 애써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여전히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고,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여기는 듯하면서도 금방이라도 잠에 들 것처럼 몽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제 조금은 내가 이성으로 느껴져?" 쵸로마츠는 언제나 내 장난에 놀아나기는 해도 결코 내게 필요이상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것은 비단 나와 오소마츠의 애매한 관계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나와 어울리는 것이 마치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서로에게 해가 되는 일인 것처럼 나를 은근히 멀리해왔다. 이것은 그저 내 예상일 뿐이지만, 그는 자신의 앞에 닥친 문제가 전부 해결되기 전까지는 이성에 대한 고민에 빠지지 않겠노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가 그러한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는 행동을 할 때 마다 언제나 그와의 거리를 느꼈다. 설령 그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도 말이다. … … … "…지금 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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