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그저 가까이 다가가 앉았을 뿐인데 역시 쵸로마츠는 알아차리는 것이 빠르다. 그는 냄새에 꽤나 민감한 편이다. 알파처럼 특별한 후각기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청결과 쾌적함에 대한 집착이 그와 비슷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새로운 바디샴푸로 샤워를 하고나니 방 안에 혼자 있을 때도 쵸로마츠와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여러명의 쵸로마츠에게 둘러쌓여 있는 것 같다. 그것이 가슴을 묘하게 두근거리게 만든다. 지금은 쵸로마츠가 내게 가까이 다가와 내 냄새를 맡고 있다. 물론 그와 같은 냄새다. "하고많은 브랜드 중에 왜 하필이면 내 거랑 같은 걸 써?" 그가 눈썹을 살며시 찌푸리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뭐, 예상은 하고 있었다. "나도 이 냄새가 맘에 든단 말이야. 안 돼?" "내가 된다 안 된다 할 입장은 아니지만…" "같은 집에 살고 있는데 뭐 어때서. 딱히 이상할 건 없잖아." 이 집의 형제들은 모두 다른 브랜드의 샴푸를 사용하고, 그에 따라 냄새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따금씩 집에 있는 욕실을 사용할 때는 그들도 같은 것을 사용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같은 냄새를 풍긴다고 해서 아무도 오해하지 않을 테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쵸로마츠는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가 보다. "됐어, 어차피 나도 조만간 새 것을 사러 가야 돼. 다음부터는 내가 다른 걸 쓰지 뭐." … … … 결국 그는 그 날 이후로 새로운 바디샴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향기 좋다─… 뭐야, 이거?" "치자나무." 허브에 이어서 이번에는 나무인가. . . . 어지간히도 자연의 냄새를 좋아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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