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시마츠의 경우에도 놀랐지만, 카라마츠군의 팔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다. 아니, 오히려 평범한 정도보다 가는 편이다.
그런데도 모두가 '저건 무리야.'라고 말하는 무거운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드는 모습을 보면, 카라마츠군의 완력은 비단 형제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강한 편이다. 그는 장난삼아 동생들에게 헤드락을 하거나, 암바를 걸거나 하지만, 당하는 사람은 기침을 하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하며 진지하게 목숨의 위협을 느낀다. 스포츠마니아인 쥬시마츠도 형인 오소마츠도 그 점만은 부정하지 못할 뿐더러 자신의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하고 있고, '괴물', '저걸 어떻게 이겨' 하고 중얼거리며 손을 내젓곤 한다. 그렇다면 이 내가 몸소 체험을 해보지 않을 수 없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카라마츠군에게 다가가서 대뜸 팔에 매달려보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하지만 카라마츠군의 표정은 무미건조했고, 그는 불필요한 일로 힘을 빼고싶지 않다는 듯이 내게서 등을 돌리고 앉았다. 하는 수 없지. 당초에 시덥잖은 일을 부탁한 것이었으니 거기서 고집을 부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아쉬운 마음에 입술을 잘근거리며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어깨너머로부터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무언가 내 엉덩이를 받치고, 단단한 팔이 내 다리를 감싸안았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몸이 가벼워지며 붕- 하고 뜨는 느낌이 났고, 천장과 가구의 정수리 등이 시야에 들어왔다. 깨닫고보면 카라마츠군이 나를 어깨에 짊어지고서 시야가 탁 트인 창가로 걸어가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만큼, 나는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할 정도의 높이에도 덜컥 겁을 먹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이윽고 '괜찮아, 괜찮아.' 하는 중저음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오며, 내 다리를 감싸고 있는 팔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아래를 보지 말고 앞을 봐라. 무섭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서운 거다." "으, 응…" 나는 카라마츠군의 어깨를 꼭 붙잡고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올려 창 밖에 시선을 두었다. 청녹색의 하늘에 뿌연 안개가 깔려 있고, 그 사이로 알록달록한 색깔의 지붕들과 교회의 십자가, 나무의 푸른 잎사귀들이 보였다. 평소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전경일 뿐인데, 어째서인지 오늘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어때, 팔에 매달리는 것보다 이쪽이 더 재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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