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하하하하핫-!"
지루함을 어찌할 수가 없어서 이름을 부르며 장난을 치던 중 별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는데, 카라마츠군은 꽤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그렇게 웃겨?" 내가 묻자, 그는 자신이 앉아있는 창틀 위에 거울을 내려놓은 뒤 나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옛날 생각이 나서 말이다. 이치마츠가 아주 어렸을 때 가끔 나를 그렇게 불렀거든." 그러고보니. . . . "이치마츠, 그때는 카라마츠군을 굉장히 잘 따랐다고 하던데 사실이야?" "아아─. 나를 제일 의지했었지. 워낙 숫기가 없어서 형제들과도 거리를 둘 정도였는데, 나에게 만큼은 마음을 열어줘서 기뻤다." "뭐, 카라마츠군은 상냥하니까." 오소마츠의 경우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게 애정표현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을 괴롭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쵸로마츠의 경우도 진심으로 상대방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쓴소리를 하는 것이지만, 단순히 역정을 내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어린 이치마츠의 입장에서 누군가 의지할 사람을 찾는다면, 형이면서 언제나 자신을 향해 따뜻하게 웃어주는 카라마츠군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기뻤다고. 그녀석, 원래는 차가운 인형 같았으니까. 점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솔직해지고…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즐거웠지." "그런데 언제부터 지금과 같은 상태가 된 거야?" 그는 웃는 것을 멈추고 조금 어두워진 얼굴을 아래로 향했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도 중학교에 다닐 때였을 거다, 녀석이 나한테서 멀어지기 시작한 건. 부끄럽지만 난 지금도 그 이유를 전혀 몰라.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는데… 내가 기억하는 건 그 시점에서 이치마츠가 나를 미워하게 됐다는 것 뿐이야." "혹시 반이 나눠져서 외로웠는데 그걸 카라마츠군이 몰라줬다던가?" "설마." "시작은 별 거 아닌 일이었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 돌이키기 어렵게 됐다던가, 그런 걸 수도 있잖아." "물론 있지만, 그런 이유는 아닐거다. 당시에는 이치마츠도 나 외에 친한 녀석들이 꽤 많았으니까. 심지어 그중에 여자아이도 있었어." "그럼 뭐지?" "괜히 상처를 건드리게 될까 봐 지금까지 묻지 않고 있었다만, 나도 알고싶다. 오해가 있다면 풀고, 지금이라도 훌훌 털어버리고 싶어." 카라마츠군의 두 눈에 문득 쓸쓸함이 비친다. 누구와도 별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게도 사람과 어울리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확실하게 있는가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내가 이치마츠에게 물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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