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츠군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낼 생각인 걸까. ─그런 가벼운 호기심으로 그를 따라다니기 시작한 것이었는데, 어느덧 이른 아침을 알리던 시곗바늘이 늦은 오후를 가리키고 있었다.
물론 누군가에게 의뢰를 받은 탐정이나 지독한 소유욕을 가진 스토커처럼 뒤를 밟은 것이 아니라, 카라마츠군에게 미리 동의를 구한 뒤 그와 동행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옆에서 나란히 걷는 것을 기꺼이 허락해주었지만, 그래서는 스쳐지나가는 풍경들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일부러 그의 뒤에서 걷는 것을 택했다. 다른 형제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다행히 카라마츠군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했고, 내게 어떠한 이유도 묻지 않았다. 그저 간간히 뒤를 돌아보며 내게 저쪽으로 갈까? 이거 먹을래? 등의 일상적인 질문을 던질 뿐이었다. 그렇기에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 그가 모퉁이를 돌아 가만히 멈추어서서 뒤따라오는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쫓아다니는 행위를 묘하게 즐기고 있던 찰나의 나에게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파란색 셔츠가 시야를 가리는 순간 서둘러 걸음을 멈추었지만 충돌을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카라마츠군의 가슴팍에 이마를 부딪힌 나는 놀라움을 감출 새도 없이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다가 공중에 떠있던 발을 간신히 땅에 딛으며 코미디언 같은 우스꽝스러운 자세를 고쳐잡았다. "시시하지 않냐." "?" "나 따라다니는 거." "아니, 딱히." "그러냐." … … … 가녀린 부녀자를 대하듯이 자신을 낮추고 상냥한 미소를 띠고 있는 카라마츠군을 바라보며 그와 대화를 나누던 나는 내게 등을 돌리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 그를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작은 목소리라도 카마츠군이 쉽게 들을 수 있도록 그와 한발짝 정도 떨어진 거리를 유지했다. 그가 나의 보폭에 맞춰 천천히 걸어준 덕분에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거 물어보려고 멈춘거야?" "그렇다만." … … … "내가 시시하다고 대답했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 "그만 따라오라고 말하려고 했다." "슬슬 귀찮아졌어?" "아니." … … … "너를 어디까지 데리고 갈까 고민하던 중에, 자신의 의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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