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
"형제니까 잘 알고 있지?" "글쎄, 형제라고 해도 취향은 제각각이라서 말이다." 그는 집게손가락을 턱으로 가져가며 잠시 생각을 고르는 듯하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크게 나눠서 오소마츠형님, 나, 쥬시마츠는 연상… 쵸로마츠, 이치마츠, 토도마츠는 동갑이나 연하를 선호한다." "어쩐지 오소마츠의 성인잡지를 보면 성숙한 이미지의 모델이 많이 나오더라. 가끔 이 정도면 아줌마 아니야~? 싶을 정도로." "뭐, 형님은 연상파 세 명 중에서도 살짝 마니아적인 취향이 있는 사람이니까." "혹시 유부녀를 좋아한다던가?" "그건 아니지. 그냥 엄마같이 포근한 타입의 여성을 좋아하는 것 뿐." "뭐야, 재미없어." 오소마츠라면 분명 비밀스럽고 끈적지근한, 뭐 그런 취향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 … … "쥬시마츠는 청순함이나 단아함에 꽂히는 타입이었던가. 의외로 보는 눈이 고상한 녀석이다." "정확히 말해서 낮에는 그렇고, 밤에는 요부 같은 걸 좋아하는 거겠지." 내가 비아냥거리듯이 말하자, 카라마츠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손끝으로 내 입술을 툭 하고 때렸다. "여자의 입으로 요부라던가…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다." … … … "쵸로마츠는?" "저쪽에 쌓여 있는 아이돌굿즈들을 보면 알 수 있잖냐." "역시 귀엽고 사랑스러운 타입인가."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떤 타입이라도 전부 받아들일 수 있는 남자다." "뭐야, 결국 좋게 말해 편식을 안 한다이고, 까 놓고 말해 잡식이라는 거잖아." "어째서 그런 식으로 해석이 되는 거냐." … … … "이치마츠는?" "가장 노멀하고 스트레이트하지." "평범하게 SEXY한 스타일을 좋아해? 좀 많이 비치고, 많이 보이는." 지난번 이치마츠가 TV에 나오는 폭염주의보의 뉴스를 보면서 '옷 따위 쓸데없으니까 전부 벗고 다니면 좋을 텐데'라던가, '우리나라가 법치국가가 아니었다면 난 팬티만 입고 돌아다녔을 거야.'라던가, 그런 뉘앙스의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대개 반대로 생각하는 것 같지만, 길을 가다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여성을 보게 되면 눈썹을 찌푸리는 사람은 대개 오소마츠이고, 이치마츠는 그냥 '흠' 하거나, '보기 좋은데 뭘' 하는 식이다. 뭐… 은근히 독점욕이 강해서 애인이 생기면 그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 자기와 아무 상관도 없는 여성과 자신의 반쪽인 여성을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으니까." … … … "토도마츠는?" "녀석은 조금 애매하달까. 입으로는 언제나 예쁘고 싹싹한 여성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좋아하게 되는 여성은 언제나 지극히 평범하고 숫기가 없는 사람이야." "현실과 이상에는 언제나 괴리가 있는 법이지." "아마도 그런 것과는 관계가 없을 거다. 툭하면 미팅 같은 걸 나가긴 해도 연애에 있어서 만큼은 꽤 진지한 타입이거든." "헤에─." "하지만 헤어지는 순간부터는 잊는 것이 누구보다 빨라. 가히 놀랄만한 회복력이지." "역시 드라이몬스터가 어디 가지는 않는구만." … … … "마지막으로 카라마츠네." "나도 말해야 하는 거냐?" "당연하지. 난 어디까지나 '모두'의 이상형이 궁금한 거라고." "나는…" "왜 나를 보는 거야?" "아, 아니. 딱히 의도적으로 쳐다본 건 아니다. 그냥 무심코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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