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더는 못참아.

 …라는 생각이 든 순간, 저지르고 말았다. 카라마츠가 움직일 때 마다 흔들거리는 두 가닥의 머리카락─ 일명 더듬이라고 불리우는 삐침머리가 너무 귀여워서, 상상만 하고 있던 것을 무심코 실행으로 옮겨버린 것이다.

 “아야야야야얏!”

 손에 움켜쥔 머리카락을 슬쩍 잡아당기자 카라마츠가 눈썹을 찌푸리며 아픔을 호소한다. 본인에게 큰 실례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제 정말 한계다. 더듬이라면 쵸로마츠 빼고 모두 가지고 있는데, 카라마츠의 더듬이는 유독 보고 있으면 참을 수가 없다. 귀여워서, 귀여워서, 멋대로 만지고 싶어진다.

 띠용─. 카라마츠의 머리에서 더듬이가 뽑히는 순간 그런 소리가 들려왔던 것 같다. 만화에서 주인공이 황당한 일을 겪었을 때나 나올 법한 코미컬한 효과음. 두피와 모근이 이별을 하고 어느덧 자신의 손에 붙어 있는 더듬이를 봤을 때 내 기분이 딱 그랬다.

 완전히 쵸로마츠의 뒤통수와 똑같이 되어 버렸는데 어떡하지…….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면 다시 생기려나……. 단정해서 좋긴 하지만 더듬이가 없는 카라마츠는 왠지 어색하다. 이미 뽑혀 버린 더듬이는 어쩔 수 없으니 주머니에 넣어두고, 새로운 더듬이를 만들어본다. 어째서인가 더듬이를 제외한 나머지 머리카락들은 차분하게 내려앉아 있다. 아무리 세우려고 해도 힘없이 흘러내린다.

 “안 생기네…”

 “갑자기 뭐하는 거냐?”

 “이 자리에 새치가 있었거든. 또 없나, 해서…”

 “그, 그러냐.”

 저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버렸다. 하지만 이건 카라마츠의 더듬이가 너무 귀여운 탓이다. 모처럼 더듬이도 손에 넣었으니, 이대로 계속 입다물고 있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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