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분탓일 수도 있다. '카라마츠군은 다른 형제들보다 등이 멋있어.'──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인지, 스스로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도 현관에 앉아 신발에 발을 집어넣고 구겨진 부분을 펴고 있는 그의 모습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나는 비록 익살스러운 장난이라 할지라도 그에게 달려가 업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 뒤, 괜찮을까라는 망설임은 너무나도 짧았다.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야 절대 진심으로 화를 내지 않는 카라마츠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간사하게도 이를 이용한 것이었다.

 다다다다─.

 "으헉─!!!"

 보통 사람이라면 나 같이 병약한 아낙네의 습격에 식겁하는 일 따위 없겠지만, 태초부터 전쟁의 주역이었던 남성체알파들은 자신이 무방비상태에 있을 때 누군가 뒤에서 덮쳐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본능적으로 목숨의 위협을 느끼도록 되어 있다. 간단히 말해서, '머리에 불이 켜지고 피가 빠르게 순환하는 기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언제나 약자취급을 받는 오메가가 알파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짜릿한 일이다.

 나는 복도를 달리며 몇초 안 되는 그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카라마츠군의 등에 업히는 순간에는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이야호─!!!"

 몹시 당황하는 듯하던 카라마츠군이 평소의 모습을 되찾는 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나를 슬쩍 돌아보고는 실소를 내뱉더니, 늦둥이동생을 돌보는 큰오빠라도 되는 양 단단한 두팔로 내 엉덩이를 받치고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어디가 가고싶은데?"

 "문앞까지, 문앞까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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