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마츠는 다른 형제들보다 눈썹이 좀 더 진하다.
"저기…" "음?"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눈썹 조금만 만져봐도 될까?" "눈썹? 별로 상관없다만… 어째서 갑자기 그런 곳을?" "갑자기 아니라 전부터 한 번 만져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거… 뭐랄까, 카라마츠의 '챠밍포인트'잖아."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허락을 받았으니, 나는 개의치 않고 그의 눈썹에 양손의 엄지를 가져다 대고는 안에서 바깥쪽으로, 결을 따라서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훗… 간지럽다." "그럼 좀 더 편하게 만져도 돼?" "아아, 부디." 그의 웃는 얼굴에 괜스레 나도 웃음이 났다. 짙은 눈썹은 보통 남성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조금 귀여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슬슬 충분하지 않나?" "아, 나도 모르게 몰두해 버렸네. 미안." "그렇게 말하고는 계속 만지는군." "조금만 더…" 내가 눈썹을 만지며 묘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동안 카라마츠는 줄곧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르고 방안에 정적이 맴도는가 하면 그의 부드러운 웃음이 문득 쓴웃음으로 변하고, 그가 입을 열었다. "네 입술이 보인다." "그래? 이런 자세로 마주보고 있으면 뭐……. 나는 아무렇지 않게 만지기를 계속 했다. 그러자 잠시 다른쪽을 보는 듯하던 카라마츠가 내게로 시선을 되돌리며 말했다. "다시 말하지… 네 입술'만' 보인다." 두근─. 그 울림과 함께, 나는 멈칫 했다가 그대로 굳어 버렸다. 또,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어째서 카라마츠는 언제나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걸까. 나 혼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서 괜스레 더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ㅋ…카라마츠 키스하고 싶은가보구나? 동정은 어쩔 수 없네─. 하하하…" 나는 농담을 하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그것이 최선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도발이라니, 나는 너에게 상당히 얕보이고 있군 그래." 카라마츠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그와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그는 재밌다는 듯이 이리저리 도망치는 내 시선을 쫓다가 갑자기 내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내게 다가와, 내 오른쪽 뺨과 턱이 만나는 부분에 천천히 입을 맞추었다. 귓가에 들려오는 쪽- 소리에 또 한 번 가슴이 쿵 하고 뛰었다. 그다지 신경쓸 겨를이 없었지만, 그의 씁쓸하면서도 달달한 향수냄새가 묘하게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내 몸을 자신에게 더욱 밀착시켰고, 나의 목쪽으로 관심을 돌렸다가 다시 나를 보는 듯하더니 나지막이 속삭였다. "원하는 만큼 날 만져도 좋으니까… 나에게도 널 조금은…" 카라마츠의 손가락이 스카프를 들추는 것이 느껴졌다. 내 목에 그의 입술이 닿았다. 이윽고 뜨거운 숨결과 함께 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지게 해라." 움찔- 몸이 크게 떨렸다. 당연히 부탁을 해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뱉은 말은 '해줘'가 아닌 '해라', 명령형이었다. 뉘앙스가 다를 뿐 같은 의미였지만 괜스레 더 위험한 기분이 들어서 가슴이 턱 막혔다. 거기에 무언가 계속 짓누르고 있는 듯한 아픔도 있어서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이제 됐어! 됐으니까!" 결국 나는 되는대로 떠들어대고서 도망치듯 방을 뛰쳐나왔다. 차갑게 식은 복도에 이르러서야 참았던 숨이 가슴을 비집고 들어왔다. 휘청거리다가 벽에 손을 짚고 멈추어선 나는 아직 아픔이 남아 있는 곳에 손을 얹고 심호흡을 했다. 그것으로 조금은 기분이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정말 위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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