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츠와 둘이서 산책을 하고 있노라면, 앞에서 걷고 있던 여성의 가방에서 작은 거울과도 같은 물건이 떨어져 우리 앞으로 또르르 굴러왔다. 여성은 자신의 물건이 떨어졌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카라마츠는 자신의 발밑에서 멈춘 물건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주고, 우두커니 서서 기다리고 있는 내게로 돌아왔다.

 "넌 정말 누구에게나 상냥하구나."

 그건 뭐. . . . 건강한 사고를 가진 시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행동이었지만, 인정이 매마른 요즘 사람들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한 생각 자체가 하나의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내게는 그런 카라마츠가 남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조금 별나보일 정도랄까.

 "상냥한 게 아니고, 상냥해지려고 노력하는 거다."

 카라마츠는 문득 그의 눈에 띈 먼지를 내 옷에서 털어주며 말을 이었다.

 "나도 미워하는 사람은 당연히 있고, 설령 미워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따금씩 그 사람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을 한다."

 "그래?"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는 실소를 터뜨렸다.

 "물론이다…"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