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츠는 언제나와 같이 창틀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그래서, 이치마츠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는 내 물음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팔짱을 끼며 프레임에 몸을 기대었다. 그리고──

 "그런 거였군."──하고 중얼거리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마침내 나와 눈을 마주보고 말을 이었다.

 "중학생 때 이치마츠를 짝사랑하던 여자아이가 있었다."

 "응, 바로 그 여자아이가 문ㅈ… 뭐?!"

 짝사랑이라고?
 그럼 그때 이치마츠에게 들었던 일화는. . . .
 역시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임에 틀림없다.

 "그 아이는 3학년 무렵의 발렌타인데이에 고백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도무지 용기가 나질 않는다면서, 나에게 상담을 하더군.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제안을 했다. 당일날 긴장하지 않도록 내가 연습상대가 되어주겠다고 말이야."

 "그게 다야? 그때 이치마츠가 옥상에서 들었던 '좋아합니다! 사귀어주세요!'가 사실은 연습이었던 거야? 이치마츠에게 고백하기 위한?"

 "(끄덕)나와 이치마츠는 같은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만, 설마하니 그것 때문에 오해가 생길 줄은 몰랐군."

 "결국 어떻게 됐는데? 고백한 거야?"

 "아아. 하지만 거절당했다고 들었다. 그 뒤로는 같이 다니지 않았고."

 "뭐 그런 황당한 우연이 다 있어…"

 "그러게 말이다."

 문득 카라마츠의 얼굴에 쓸쓸함이 비친다.
 그 속에 내가 모르는 뭔가 더 있는 것 같지만. . . .
 아무래도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내는 편이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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