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을 보고나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공원 한편의 구름다리 위에서 카라마츠를 발견한 나는 잠시 발걸음을 돌려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그는 갈증에 상당히 지친 듯한 얼굴을 하고서 어느 한 곳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한 여성이 하얀 치맛자락을 나풀거리며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커다란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목에 얇은 스카프를 매고 있었다. 나와 상당히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도 오메가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 . . 그 순간 카라마츠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카라마츠는 괴로움에 눈썹을 찌푸리더니 마른침을 삼킨 뒤 걸음을 옮기려 했다. 오메가 여성이 있는 쪽으로. 나는 그런 그의 팔을 붙잡았다.

 "가지마."

 "……."

 "가면 안 돼, 카라마츠."

 어느덧 그의 숨은 조금 거칠어져 있었다. 러트가 가까워지기라도 한 것일까. 그는 이전보다 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없이 나를 보았다. 그리고 조금 망설이다가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가 다시 여성을 쳐다보기 전에 그의 뺨을 손으로 감싸고 나와 마주보게 했다.

 "미안하다. 난… 더이상…"

 나는 조심스레 카라마츠를 감싸안으며 그가 내 어깨에 기대도록 해주었다. 그러자 카라마츠는 자연스레 내 목에 코를 묻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가 느꼈던 괴로움 만큼, 그의 숨결은 매우 뜨거웠다.

 "괜찮으니까 계속 그대로 있어. 뒤돌아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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