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나 흔히 있을 법한 형제간의 일이고, 딱히 내게 간섭할 이유가 없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카라마츠를 대하는 이치마츠의 태도는 정말 제멋대로에다, 난폭하다. 예를 들면…….
 발걸기.

 “쿠소마츠 어디 가냐?”
 “아아, 지금부터 산책이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잖아.”
 “?”
 “바닥에 면상 처박는 거.”
 “으헉!!!”

 멱살 잡기.

 “쿠소마츠!”
 “뭐, 뭐냐, 이치마츠?”
 “잠깐 상대해. 지금 엄청 짜증난단 말야.”
 “그렇게 말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고오오오오오오)”
 “아, 알았다!!! 알았으니까 일단 이걸 놓… 으헉!!!”

 콧구멍 찌르기.

 “쿠소마츠 너 코피 나는 거 아니야? 막아줄게.”
 “에? 어… 어억!!!”

 눈 찌르기.

 “무얼 빤히 쳐다보고 있어? 아아? 보나마나 또 더러운 상상 하고 있었겠지? 쿠소마츠!!!”
 “달라!!! 그냥 평범하게 봤을 ㅃ… 아아아악!!! My eyes!!!”

 엉덩이 발로 차기.

 “쿠소마츠 주제에 쓸데없이 좋은 몸 가져서는! 열받아!!!”
 “잠깐, 이치마츠!!! 아프다만!!!”
 “시끄러! 너랑 쥬시마츠 때문에 내가 저질소리를 듣는 거 아냐!!! 천사를 때릴 수는 없으니까, 네가 맞으라고!!!”

 기타.

 “(킁킁)이거 언제 산 거야?”
 “꽤 됐다. 괜찮은지 잘 확인하고 먹어라.”
 “쿠소마츠 너가 먹어봐.”
 “웁!!! 케헥! 케헥!”
 제 3자인 나도 지켜보고 있으면 가끔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인다.

 “형이라면 동생의 짓궂은 장난 정도는 덤덤히 받아주는 게 당연한 거잖냐. 신경쓰지 마라.”

 뭐, 확실히……. 형이지, 카라마츠는……. 쌍둥이지만…….

 “본래 가까운 사이일수록 살다보면 서로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잘못을 만회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사소한 일로 서로 감정을 상해서야 되겠나.”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상처입힌 적 있어?”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상처입혔던 적이 없는 사람 같은 건 있을 수 없지만 카라마츠라면 적어도 조금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 사람들을 굉장히 아끼는데다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도, 거친 말을 내뱉지도 않으니까…….

 “전에 말하지 않았던가? 나도 가끔 상대방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을 한다고. 딱히 이치마츠만이 거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내게서 유일한 형과 소중한 친구인 너에게도, 나는 언젠가 필연적으로 상처를 입히게 될 거다.”

 평소와 같이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는 카라마츠의 옆모습을 지그시 바라본다. 조금 전 그의 얼굴에서 사라졌던 웃음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필연적이라고까지 말하면 조금 무서운데.”

 “무서워하는 편이 좋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면 그나마 아픔이 줄어들 테니까.”

 하지만 무뚝뚝한 표정은 잠시 뿐. 그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싱글벙글 웃는다. 이러니까 카라마츠는 정말 속을 알 수 없다. 애써 들춰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그의 가슴을 열어서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보고 싶다. 이건 불안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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