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오비토와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큼 가까워졌다. 새삼스레 질투하는 이유 따위를 물어 봤자 대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카카시에 대한 오비토의 경쟁심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비토에게 있어서 카카시는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 관문 같은 것이기도 하고, 자신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언젠가 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라고, 나는 생각했다. "카카시를 싫어하는 이유? 그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싫어할 리는 없지만… 글쎄, 딱히 생각해본 적 없는 것 같네… 아아, 그렇지! 녀석이 언제나 재수없는 얼굴을 하고서 남을 깔보기 때문이야!" "그건 오비토 군의 오해야. 겉으로는 냉정해 보일지 몰라도 카카시는 사실 자상한 아이인걸. 차갑게 말할 때도 마음속으로는 상대방을 걱정하고 있어." 흐응,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는 친구로서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 준다. 카카시에 대한 얘기라면 전혀 관심없는 것처럼 팔짱을 끼고 있지만 여전히 내게 시선이 향해 있지 않은가. 이런 부분은 카카시와 묘하게 닮은점 같기도 하다. "녀석을 잘 알아?" "응, 가까운 이웃이야." "가까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꼭 친해지는 건 아니잖아. 그러고 보니 너, 녀석과 은근히… 뭐랄까, 말투나 행동이 닮은 것 같네. 예전에는 전혀 다른 느낌이지 않았나?" 아카데미에 막 입학했던 시절과는 분명히 달라졌을 것이다. 카카시네가 이사오기 전만 해도 나는 어른들에게 칭찬 받는 얌전한 아이와는 거리가 멀었고, 또래 아이들 중에서 공부도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지금은 모범생이라 불리는 린과 비슷한 성적을 받을 정도니, 그것만으로도 사실 말 다 한 셈이다. 오비토와 카카시가 좋은 친구이자 동료로 거듭나길 줄곧 바라왔던 나는 두 사람에게 닮은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흐뭇함을 느꼈다. 하지만 오비토는 다른가 보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차갑게 느껴진다. 카카시를 싫어하기 때문에 내게서 그의 모습이 보이는 것조차 싫은 걸까. "아니… 뭐… 나랑은 상관없지만. 기왕이면 린을 닮지, 왜 카카시 같은 놈을 닮아? 오해라고 해도 여전히 재수뿡인 건 마찬가지라고…" 푹, 심장에 비수가 날아와 꽂혔다. 나는 카카시가 좋지만, 솔직히 요즘에는 린보다 좋아지려고 하지만, 오비토가 싫다면, 정말 싫어서 못참겠다면 절교할 수도 있는데. . . . 끄응, 끄으응, 못 참겠다. 가슴에서부터 울컥 올라와서 코가 시큰거리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오비토 군은… 가 재수없어…?" 부담스럽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오비토의 앞에서 만큼은 눈물을 참았는데, 아무리 뭐래도 재수뿡이라는 말에는, 작디 작은 가슴이 상처받지 않을 수 없었다. "너, 너 말고! 카카시 녀석이 말이야!" 오비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미 터져버린 눈물을 어찌할 수 있을까. 내가 카카시와 닮았다고 했다. 그러니까 오비토의 말은 결국 나도 재수없다는 것이다. "으, 으아앗!" 눈물이 눈에서 탈출하려는 찰나 가까스로 오비토가 그것을 훔쳐냈다. 주변의 남자애들은 내가 오비토에게 차인 것 같다고 벌써부터 수군거리고 있었다. "울지 마!" 여러 개의 눈물방울이 커다랗게 맺히자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된 오비토는 아둥바둥 나를 달래려 했다. 그야말로 울음이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뚝!" 그때, 확 하고 오비토가 내 뺨을 감싸왔다. 깜짝 놀라 울음이 멎어 버린 나는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른 아이들도 방금 전의 외침에 놀란 것은 마찬가지인 듯했다. 모두가 할 말을 잃은 가운데, 뜻밖에 오비토가 웃음을 터뜨렸다. "푸핫… 뭐야-." 안도의 웃음이었는지, 그밖의 이유가 있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단지 그의 웃는 얼굴에 푹 빠져 있노라면, 뺨에 이어서 뒤통수를 쓰다듬어 주는 상냥한 손길이 느껴졌다. "내가 잘못 봤어. 이렇게 눈만 마주쳐도 빨개지는 거, 처음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지금도 너는 그냥 부끄럼쟁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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