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첫번째 수업이 끝났다. 쉬는 시간이다. 오늘도 지각을 해버린 오비토에게 조용히 다가가, 지각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이웃집 할머니의 마당 청소, 개점 준비… 뭐, 여러 가지로 일이 있어서 말야. 알다시피 어르신들은 아침잠이 없어서 새벽부터 엄청 부지런하시거든. 괜찮다고 말해도 꼭 간식을 내어 주시니까 그것도 안 먹고 갈 수는 없고."

 급하게 먹다 체하지는 않았을지. 나는 마음속으로 걱정하면서도 변함없이 씩씩한 그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약자에게 친절한 나의 오비토 군. 하나부터 열까지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집이 가까웠다면 나도 함께 도울 수 있을 텐데… 힘이 되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네가 미안해할 것은 없잖아."

 안타까운 마음은 나의 얼굴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우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게 했다. 문득 오비토에게서 작은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더니,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애당초 너는 왜 나한테만 유독 잘해주려고 하는 거야? 이제 친구가 됐잖아. 굳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부담스럽다고."

 그는 주위를 살핀 뒤 내게만 들리도록 작은 목소리로, '남자애들이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얘기한단 말야.' 하고 덧붙였다.

 나 때문에 린이 두 사람을 오해한다든지, 비슷한 이유로 오비토가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생각해본 적 있었다.

 오비토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려 했다. 그러나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

 "오늘은 같이 하교하자더니, 깜빡한 거야?"

 방과후 카카시가 잠깐 우리 집에 들렀다. 자신의 방에 홀로 웅크리고 앉아 있던 나는 카카시가 문을 열었을 때 무엇도 생각지 않고 그에게 달려가 안겼다.

 "무슨 일 있었어?"

 "오비토 군은… 내가 부담스럽대……."

 "……."

 카카시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놀라거나 당황하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침착하고, 냉정하고, 그러면서도 쉽게 외면하지 않았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가슴에 묻노라면, 그의 팔이 어깨를 감싸왔다.

 "모든 친절이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건 아냐. 어떤 사람은 아직 너의 호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덕분에 중요한 걸 깨달은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