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닌자는 고독한 싸움꾼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자연스레 얻게 되는 감정을 억누르며 자신과 끊임없이 싸운다.
하지만 군대와 다를 바 없는 세계에서 혼자 살아가겠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생각이다. 환술만 보더라도 일대일로 맞서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하지 않던가. 의료닌자나 환술 특기형 닌자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 할지라도 팀원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면, 린과 나, 쿠레나이도, 지금부터 꾸준히 체력을 단련해야 한다. "헉… 헉……." "더는 못 뛰겠어……." "조금만 쉬었다 가자……." 체술이 하위권이니 스태미너만이라도 중상위에 들어간다면 좋겠지만 두 개의 능력은 불가분의 관계다. 일렬로 운동장을 뛰는 아이들의 무리가 세 사람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간다. "어, 비 온다." 하늘이 주는 특별한 쉬는 시간이다. 빗물이 한 방울 씩 떨어지더니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잠깐 망설이다 세움대로 냅다 뛰었다. 아이들이 우르르 처마 밑에 몰려든다. 우연찮게도 아스마와 어깨를 부딪힌 쿠레나이가 당황해서 얼굴을 붉힌다. 린은 운동장에 남은 카카시를 바라본다. 몇몇의 아이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지독한 놈들, 비 오는데도 계속 하려나 보네." 아스마가 입에서 빈 막대를 꺼내며 중얼거렸다. 그는 쿠레나이가 새 사탕을 꺼내자 1초 정도 의아하게 쳐다보더니, 생각하기 귀찮았는지 '고마워' 하며 받아들었다. 오비토도 아직 운동장에 있다. 나도 같이 뛰어야 할까. 나는 그의 동선을 쫓으며 발을 동동 굴리다 처마 밖으로 튀어나갈 뻔했다. 그때 오비토가 우리 앞을 지나가며 두 팔을 흔들었다. "린하고 너는 그냥 거기 있어~!" 붉게 상기된 얼굴로 밝게 웃으며 오비토는 빗속을 달렸다. 카카시에 대한 경쟁심으로 긴장하고 있을 때와 다르게, 빗속에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응원해줄게~!" 오비토를 향해 외치자, 운동장에서 뛰고 있던 아이들이 덩달아 나를 돌아보았다. 그중에서 몇 명은 내게 화답하듯이 손을 들어 보였다. 수업이 끝나고 비가 그쳤지만 아이들은 교실로 돌아갈 생각을 않는다. 조용히 그들 틈에서 빠져나온 나는 오비토에게 다가갔다. 그가 자신에게 다가서는 나를 말 없이 응시했다. 나는 소매를 끌어다 오비토의 얼굴에 흐르는 빗물과 땀을 닦아 주었다. 그것만으로 깨끗해질 리 없지만 조금이나마 그를 돕고 싶었다. 감기에 걸리진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어쩌면 남자애들이 놀릴지도 모른다. 그런데 불현듯 주변이 고요해지더니,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여자애들 중 일부가 운동장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들은 빗속에서 뛰었던 아이들에게 다가가 나처럼 얼굴을 닦아 주었다. 아까 처마 밑에 있던 아스마와 다른 남자애들이 빗속으로 다시 뛰쳐나갔기 때문에, 쿠레나이도 수줍게나마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나 말야, 이 사탕 맘에 들어." "그, 그래?" "응, 맘에 들어. 지난 밸런타인데이에 주운 거랑 똑같은데 이름이 뭔지 모르겠어. 누가 내 자리에 떨어뜨렸거든. 어떤 칠칠맞은 녀석인지 참." "……." 기억난다. 교실에서 갑자기 '누가 내 자리에 사탕 떨어뜨렸냐? 주인 없으면 내가 먹는다!'라고 소리쳤지. 쿠레나이의 마음을 알아차리기 전이어서 그때는 고개만 갸우뚱했는데 이제 알겠다. "아니… 나는 마스크를 써서 전혀 더러워지지 않았다니까……." 그런 와중에도 인기남 카카시는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여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가엾은 린. 좋아하는 아이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주변을 서성일 뿐이었다. "또 카카시를 보고 있네……." "우왓…! 오비토 군 아직 있었어…?" "계속, 계속, 여기 있었습니다만." "어, 어째서……." 오비토라면 진작 린에게 달려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방금 린을 돌아봤을 때 당연히 있어야 할 사람이 없었지. "얼굴 빨개지는 게 보고 싶어서." 이유를 모르겠지만 정확히 오비토가 바라는 대로 되었다. 가슴은 두근두근, 얼굴은 화끈화끈. 그대로 얌전히 있노라면 나지막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언제나 응원해 줘서 고마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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